국제
"'피한방울' 대사기극 들통"…빈털털이 된 최연소 여성 억만장자, 누구길래
입력 2022-01-04 15:38  | 수정 2022-01-05 15:38

미국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바이오벤처 테라노스 창업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37)가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배심원단은 3일(현지시간) 테라노스 사기 사건으로 기소된 홈스의 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 등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이날 홈스가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통해 투자자를 속였다는 사기와 공모 등 4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다.
환자를 속인 혐의로 기소된 다른 4건의 중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평결했고 나머지 3건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혈액 몇 방울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기기 개발로 홈스는 실리콘밸리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이 모든 그의 주장이 사기로 들어나면서 한 때 90억달러(10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던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0달러'로 추락했으며 결국 청산됐다.
이에 검찰은 지난 2018년 6월 홈스와 그의 전 남자친구이자 테라노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투자자들과 환자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였다며 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홈스는 사업 실패보다 사기를 선택했고 부정직한 결정을 내렸다"며 "그 선택은 범죄였다"고 말했다.
정장 재킷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홈스는 유죄평결이 내려지자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유죄 평결이 내려진 4건의 혐의에 각 20년씩 최대 80년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이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사실상 유죄 판결을 받은 홈스가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은 예상했다.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19살에 테라노스를 창업한 홈스는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하는 터틀넥 셔츠를 즐겨 입어 '여자 잡스'로 불렸다.
그는 미디어 업계 거물인 루퍼트 머독 등의 투자를 끌어내며 한 때 최연소 여성 억만장자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테라노스의 기술적 결함을 잇달아 보도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최대 사기극이 드러났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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