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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석 47억 원 부담’ 히어로즈 증자에 또 다른 의도 있나? [MK시선]
입력 2022-01-04 15:24 
키움 히어로즈가 2022시즌을 앞두고 유상증자 했다. 사진은 최대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 사진=MK스포츠 DB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유상증자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가 47억 원 가량을 부담했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구단 재정에 직격탄을 맞아 불가피했다는 구단 설명이지만, 또 다른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키움 히어로즈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서울히어로즈는 지난해 말 신주 140만 주(주당 5000 원)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70억 원을 마련했다.
자금난으로 인한 운영자금 확보 차원이라는 게 키움 측의 설명이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난 2년 간 구단 자금 사정이 어려웠다. 자본금 확보가 필요해 유상증자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키움 경영 구조상 코로나19는 구단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만드는데 결정적이었다. 키움은 다른 9개 구단과 달리 모기업 없이 스폰서십, 입장수입, 중계권료를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지난 2년 간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면서 입장수입이 쪼그라든 게 컸다. 적자폭이 늘어났다.
키움으로서는 자금을 확보할 여러 방법 중에 유상증자를 택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에게 지분율만큼 신주를 배정하는 주주배정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히어로즈 지분 67.56%를 보유한 최대주주 이장석 전 대표도 자신의 지분만큼 출자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47억 원 정도 된다.
다만 특이할 점은 다른 주주들도 순순히 자신의 지분율에 따라 돈을 냈다는 사실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은 지분율은 유지되지만, 주식은 늘어날 뿐이다. 오히려 주주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주주들 대부분이 히어로즈 구단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최대주주 이장석 전 대표가 순순히 거액을 내놓은 것에 대해 여러 뒷얘기가 돌고 있다.
서울히어로즈의 유상증자 시도가 처음이 아닌 것도 이유 중 하나다. 2018년 6월 이장석 전 대표 주도로 보통주식 574만 주를 신주 발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몇몇 주주들이 법원에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무산됐다. 실권주를 이장석 전 대표나 그의 우호세력이 사들일 경우 이 전 대표의 지분율이 더 올라갈 수 있어 이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이었다.
횡령과 배임 혐의로 실형을 복역 중인 지난해 4월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장석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리라는 예상이 많다. 물론 한국야구위원회(KBO)으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는 구단 경영에 참여하는데 제약이 있다. 그러나 이번 유상증자가 이 전 대표측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히어로즈 사정에 정통한 야구 관계자는 최대주주라지만, 50억 원에 가까운 자기 돈을 신주발행에 투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히어로즈는 주주들 관계가 좋지 않은 편이었다. 이장석 전 대표가 최대주주이지만, 주주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반목하는 경향이 강했다. 앞서 4년 전 이 전 대표가 추진하던 신주발행에 반발했던 주주들이었는데, 이번에는 순순히 발행에 찬성했다.
이장석 전 대표의 영향력이 다시 강해지리라는 예상과 함께 히어로즈 구단 매각설도 떠오르고 있다. 증자를 통해 회사의 ‘정상 경영을 유지하면서 매각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이에 대해 키움 관계자는 얼토당토않다. 지난 2년 간 구단 돈줄이 막혀 이사회를 통해 내려진 정상적인 조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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