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게임기 사려고 모은 돈이지만"…지구대에 저금통 몰래 기부한 형제 '훈훈'
입력 2022-01-04 14:38  | 수정 2022-01-04 15:50
익명의 초등학생들이 공주 금학지구대에 두고 간 저금통과 현금 [사진 = 충남경찰청]

게임기를 사려고 모은 소중한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한 초등학생들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4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대설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지역 곳곳에 흰 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달 30일 오후 공주 금학지구대 현관 앞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어린이 2명이 돼지저금통 3개와 손편지를 놓고 사라졌다.
당시 근무 중이던 윤 모 순경이 이 모습을 보고는 밖으로 나와 종이가방 안을 살펴봤더니 빨강·파랑·분홍색 복돼지 저금통 3개가 들어 있었다. 얼른 아이들이 나간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이들이 두고간 돼지저금통 옆에는 손편지 2장도 함께 있었다. 편지에는 또 "조금밖에 안 돼요. 그래도 어려운 사람 도와주세요. 경찰 아저씨 감기 조심하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아이들 이름은 쓰여 있지 않았다. 저금통들에는 현금 100만8430원이 들어 있었다.
초등생 형제의 손편지 [사진 = 충남경찰청]
향후 경찰이 확인한 CCTV영상 속에는 형제로 보이는 남자 초등학생 두 명이 종이가방 손잡이를 한쪽씩 들고 지구대 현관 앞에 몰래 종이가방을 놓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공주경찰서 관계자는 "게임기를 사려고 용돈을 한 푼 두 푼 모았을 텐데, 세밑에 선뜻 두고 간 마음 씀씀이가 천사처럼 너무 곱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공주경찰서는 이 현금에 금학지구대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을 보태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 초등학생 형제로 확인된 이 어린이들에게 표창도 할 계획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