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상] '게임기 사려고'…1년간 모은 저금통 기부한 천사 형제
입력 2022-01-04 13:19  | 수정 2022-01-04 13:45
충남 공주 금학동에 사는 오경민(12)·오누리(10) 형제가 경찰지구대 앞에 놓고 간 돼지저금통에서 나온 동전과 지폐들 /사진=공주경찰서
지구대 앞에 저금통 3개 놓고 떠난 초등생 형제
세어보니 100만 원…"어려운 사람 위해 써 주세요"

눈이 펑펑 내리는 날 경찰 지구대 앞에 몰래 돼지저금통을 놓고 간 초등학생 형제의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충남 공주경찰서 금학지구대 윤여선 순경은 지난달 30일 오후 4시쯤 지구대 현관 앞에서 종이 가방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종이가방 안에는 빨강·파랑·분홍색 복돼지 저금통 3개와 편지 2통이 들어 있었습니다.

충남 공주 금학동에 사는 오경민(12)·오누리(10) 형제가 경찰지구대 앞에 돼지저금통과 함께 놓고 간 손편지 /사진=공주경찰서

손편지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게임기를 사려고 모은 돈인데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달라. 많은 돈은 아니지만 저희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말미에는 ‘경찰관 아저씨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의젓한 인사도 적혀있었습니다. 돼지저금통들에는 100만 8430원의 동전과 지폐가 들어 있었습니다.

오경민(12)·오누리(10) 형제가 종이 가방을 함께 들고 지구대 앞으로 뛰어오는 모습 /사진=공주경찰서

오경민(12)·오누리(10) 형제가 지구대 앞에 종이 가방을 내려놓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모습 /사진=공주경찰서

윤 순경은 '얼굴 없는 선행'을 한 천사의 정체를 찾기 위해 CCTV 영상을 확인했습니다. 영상에는 초등학생쯤으로 보이는 남자 어린이 두 명이 사이좋게 종이 가방 손잡이를 한쪽씩 들고 지구대 현관 앞까지 걸어오더니, 가방을 내려놓은 뒤 도망치듯 황급히 뛰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

지구대 경찰관들은 수소문 끝에 '천사'의 정체가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오경민(12)·오누리(10) 형제인 것을 알아냈습니다. 공주경찰서는 이 형제에게 아이들에게 표창을 줄 계획입니다.

형제가 기부한 돈은 금학지구대 직원들이 함께 십시일반 모은 돈을 보태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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