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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에 올인 두산, 김재환은 응답할 수 있을 것인가
입력 2022-01-04 11:38 
두산은 지난 FA 시장서 김재환의 홈런에 올인 했다. 이제 김재환이 응답할 차례다. 사진=천정환 기자
두산은 이제 거의 파장인 FA 시장에서 홈런 타자인 김재환(34)에게 올인 했다.
김재환에게 4년 총액 115억 원의 대형 투자를 하며 잔류 시켰다. 대신 또 다른 외야수 자원인 박건우는 잡을 수 없었다.
두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겠지만 과열된 FA 시장에서 애초에 둘 다 잡기는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구단 사정 상 결국 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홈런이었다.
두산은 김재환의 장타력에 승부를 걸었다. 한 때 KBO리그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 구장에서 40개 이상의 홈런을 친 바 있는 거포에게 투자했다.
홈런 숫자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여전히 한 방에 대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 된다.
외국인 타자인 페르난데스가 거포형이 아닌 탓에 홈런에 대한 갈증이 더 클 수 밖에 없었다고도 보여진다.

반론도 적지 않다. 두산이 둘 중 하나를 잡아야 했다면 박건우에게 베팅하는 것이 더 좋은 판단이 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두산의 홈 구장이 잠실 구장이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무려 5할대의 장타율을 가지고 있는 타자다. 한 방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여전히 살아 있다.
하지만 이젠 최대치가 20개 중반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김재환의 홈런 추이는 30개를 훌쩍 넘어서기엔 모자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재환의 지난 시즌 타율은 0.274였다. 정확성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출루율이 0.382로 나쁜 편은 아니지만 홈런포를 가지고 있는 타자라는 측면에서, 상대 견제를 생각하면 아주 높았다고 할 수는 없다.
정확성이 떨어지는 거포에게 투자하는 것이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에 옳은 결정이었냐 하는 문제는 올 시즌 내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홈런을 포기하고 정확성을 갖추고 있고 공.수.주에서 모두 쓰임새가 좋은 박건우에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목소리도 분명 존재한다.
그만큼 김재환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지난 해 27개의 홈런을 친 김재환은 최소 30개 이상의 홈런은 쳐 줘야 두산의 투자가 효율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포 나성범이 떠나자 박건우와 손아섭이라는 정확성 높은 타자들을 영입해 팀 체질을 아예 바꿔 버린 NC의 선택과 차별화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KBO리그서 가장 큰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홈런에 투자한 두산과 거포가 떠난 자리를 정확성 있는 타자들로 메꾼 NC의 성적 차이는 두 팀의 선택 중 어떤 초이스가 효율적이었는지를 알려주는 잣대가 될 것이다.
해답은 김재환이 쥐고 있다. 김재환이 몸값에 어울리는 장타력을 보여준다면 두산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두산이 김재환에게 책정한 몸값은 어떻게든 둘 중 한 명은 잡아야 겠다는 절박함의 표현이었다. 이제 공은 김재환에게 넘어갔다.
과연 김재환은 두산의 간절함에 응답할 수 있을 것인가.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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