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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조 회사가 구멍 가게보다 못해" "10억 물렸다"…오스템임플란트 '1880억 횡령' 사태에 개미들 분통
입력 2022-01-04 11:34 
[사진 출처 = 오스템임플란트]

국내 대형 임플란트 제조업체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직원 한 명의 대규모 횡령 사건이 일어나면서 올해 증시 개장 첫날부터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매매가 정지됐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폐지 여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4일 증권가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전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자금 관리 직원 이모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횡령 규모는 1880억원에 달하며, 회사 자기 자본 2047억6057만9444원 중 91.81%에 해당하는 액수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자금 관리 직원 단독으로 진행한 횡령 사건"이라며 "추후 변경되는 사항이나 추가로 확정되는 사실은 관련 사항을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이날 오전 8시 35분부터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주식 매매를 정지했다. 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대한 결정을 15일(영업일 기준)동안 진행한다. 이에 영업일 기준 오는 21일 내 거래소의 결정이 나올 예정이다. 만일 실질심사 대상인 경우에는 20~35일(영업일 기준) 동안 실질심사를 거친 후 기업심사위원회가 개최된다.

오스템임플란트가 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업체인만큼 믿고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 "시가총액 2조가 넘는 회사가 구멍 가게보다 못한 운영을 하고 있다니 돈 벌어보겠다는 개미들은 무슨 죄냐", "10억 물렸는데 죽고싶다", "쫄딱 망했네", "대한민국 주식 회사 수준이 이 정도냐", "대표도 아니고 직원이 자기자본의 92% 수준을 횡령했는데 회사가 3개월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 등의 반응을 내놨다.
증권가에선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폐지 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다만 기업 신뢰도가 낮아진 만큼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내고 투자 의견를 '매수'로 하향하고 목표 주가를 기존 보다 1.95% 내린 14만원으로 제시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 대비 횡령 규모가 큰 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에 따라 실질 심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의 영속성,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하면 상장 폐지 가능 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의 횡령에 대한 감시 시스템 미비로 인한 ESG 리스크 상승 및 낮아진 회사 신뢰도로 인한 주가 하락이 가능하다"며 "만약 계좌 동결 가능 시 횡령 금액은 회수 가능하고 일부 회수가 미비한 경우에는 2021년 영업 외 손실로 반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을 횡령한 이씨가 지난해 동진쎄미캠 주식 1000억원을 넘게 사들였다가 매도한 '슈퍼개미'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날 동진쎄미캠 주가에도 불똥이 튀었다. 전날 동진쎄미캠은 8.43%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오전 장중 한때 3% 상승하며 하락폭을 다소 회복하는 모습이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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