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격 올려야 하나요"…고민 깊어지는 외식업 자영업자들
입력 2022-01-04 11:02 
지난달 30일 점심시간 서울의 한 식당가를 찾은 직장인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새해 초부터 가격 인상을 두고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비, 배달료,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전반적인 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4일 약 90만 회원을 보유한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매장음식 가격을 올렸거나 고민한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가격 인상을 고려하며 얼마 정도 가격을 올려야 할지 문의하는 분위기다. 회원들은 서로 댓글을 통해 인상 폭을 공유하는 모양새다.
샌드위치 전문점을 운영한다는 A씨는 "빵값이 10% 인상되고 채솟값도 떨어질 생각을 안 해서 가격을 올려야 할지 고민된다"며 "현재 원자재 가격만 50% 정도 된다"고 밝혔다.
6년째 꼬마김밥 전문점을 운영한다는 B씨는 "개업 이래 처음으로 1개당 단가를 100원씩 올렸다"며 "다들 어려운 시기에 김밥만큼은 부담 없이 먹게 해드리자는 심정으로 버텨왔지만 이제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새해부터 배달료가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졌다. 서울, 인천, 천안 등 지역 배달대행업체들은 지난 1일 기본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대형 배달플랫폼의 단건 배달 경쟁으로 라이더(배달 기사) 품귀 현상 등이 맞물리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인도 위에 오토바이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거리당 기본요금에 날씨, 휴일 등 각종 이유에 따른 할증요금까지 추가되면서 배달료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자영업자 C씨는 "기존 2만4000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달을 했으나 재료비와 배달 대행료가 올라 가격 상관없이 배달팁 2500원을 받으려고 한다"며 "괜히 오해를 살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올해 최저임금도 오른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160원으로 지난해 8720원보다 5% 오른다. 일급으로 환산하면 8시간 기준 7만3280원, 주 40시간 일할 경우 월 191만4440원을 받는다. 최저임금은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면 고용 형태나 국적과 관계없이 모두 적용된다.
자영업자 D씨는 "지난 1일 임금 정산했는데 앞으로 이것보다 더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했다"며 "오늘 식자재 발주 넣었는데 재룟값이 인상됐다는 연락을 받아 한숨만 나온다"고 적었다.
한편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4.8% 상승해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02.50(2020년=100)로 전년 대비 2.5% 상승해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과 국제 원자재 가격상승,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8.7% 올라 2011년(9.2%)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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