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교통공사, '을지로3가'·'신용산'역 이름 판매…"재정난 극복"
입력 2022-01-04 10:34  | 수정 2022-01-04 11:01
사진 =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2020년 당기순손실 1조 1,137억 원
역명 병기 사업으로 연평균 25억 원 수익 전망
"무임수송 등 반영하면 한 명 탈 때마다 1,100원 손해"

서울교통공사가 '을지로3가'와 '신용산' 2개 역을 대상으로 역명 병기 유상 판매에 나섰습니다.

4일 서울교통공사는 "을지로3가역과 신용산역을 대상으로 익명 병기 유상 판매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역명 병기 유상 판매는 지하철역 이름 옆이나 밑에 괄호를 만들어 그 안에 인근 기관, 기업, 학교, 병원 등의 이름을 함께 표기하고 사용료를 받는 것입니다.

앞서 지난해 8월 서울교통공사는 을지로4가, 노원, 뚝섬, 역삼, 발산, 내방 등 8개 역을 대상으로 역명 병기 계약을 맺을 사업자를 찾고자 공개 입찰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공개 입찰 뒤 사업자 선정 과정 등을 거쳐 을지로4가역은 '을지로4가(BC카드)', 역삼역은 '역삼(센터필드)', 내방역은 '내방(유중아트센터)'으로 역명이 함께 표기됐습니다.

공사 측은 역명 병기 사업으로 연평균 약 25억 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역명 병기 사업은 2016년 처음 시작됐으며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쳐져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한 뒤에는 추가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매년 누적된 적자에 코로나19로 승객이 줄면서 서울교통공사는 재정난을 해결하고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명 병기 사업을 다시 추진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16년 3,850억 원이던 당기순손실은 2017년 5,254억 원, 2018년 5,389억 원, 2019년 5,865억 원 으로 3년 동안 5,000억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에는 1조 1,137억 원으로 1조 원을 넘겼습니다.

공사 측은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2015년 이래 동결된 지하철 요금, 그리고 연간 수천억 원에 이르는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을 꼽고 있습니다. 지난해 1∼10월 공사의 당기순손실은 7,907억 원으로, 이 가운데 28.9%에 해당하는 2,283억 원이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로 집계됐습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20년 기준 1인당 수송 원가(2,061원)가 2,000원이 넘었지만, 무임수송 등을 반영하면 1인당 평균 운임은 954원이다. 한 명이 지하철을 탈 때 약 1,100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셈"이라며 "장기적으로 시설도 개선해야 하는데 계속 적자가 쌓여가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무임승차에 대한 손실 보전이 안 되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을 운영하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보편적 복지 관점에서 정부로부터 무임승차 손실액을 보전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오세훈 시장 등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6개 지방자치단체장으로 구성된 '전국 도시철도 운영 지자체 협의회'는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 손실에 대한 국비 보전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도시철도 무임수송은 1984년 정부가 노인, 장애인 등의 보편적 이동권을 보장하는 취지에서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각 도시철도 운영기관과 지자체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라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서는 국비 지원을 요구해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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