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큼 다가온 메타버스와 디지털휴먼 시대 [핫이슈]
입력 2022-01-04 09:26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시회인 'CES2022'에서 주목해야 할 기술 중 하나가 메타버스와 디지털휴먼이다.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를 경험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가상현실은 메타버스와 원리가 똑같다. 다만 가상현실이 현실을 보조하는 수단이라면 메타버스는 현실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메타버스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현실을 대체하는 메타버스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버스를 창조할 소프트웨어와 그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헤드셋 같은 포털 기기 등 관련 산업은 무궁무진하다. 애플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제품으로 '혼합현실(M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고 메타도 메타버스에 올라 탈 첨단 기기를 곧 내놓을 예정이다.
메타버스 환경을 구현하고 디지털휴먼을 창조하는 기업들도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가 대표적이다. 제페토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대로 가상현실에서 구현되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유형의 디지털휴먼도 등장하고 있다. 지금은 현실 인간을 대행하는 아바타 수준이지만 인공지능이 결합하면 전혀 다른 디지털휴먼이 탄생할 수도 있다. 서유기의 손오공처럼 언제든지 가상의 손오공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손오공이 털을 뽑아 많은 손오공들을 만드는 것처럼 인간도 메타버스에서 다양한 디지털휴먼들을 창조하는 것이 가능하다. 나를 대신할 디지털휴먼이 일을 한다면 생산성은 거의 무한대로 높아진다. 디지털휴먼은 이미 광고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초지능을 가진 강한 인공지능을 디지털휴먼이 3차원 그래픽을 입고 진짜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면 전혀 다른 차원의 메타버스가 펼쳐질 수 있다.
현 단계의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자신만의 의지'를 가진 존재로 볼 수 없다. '의지'가 있는 듯한 표현조차 인간이 주입한 데이터와 이를 작동하는 알고리즘의 산물이다. 진짜 의지가 아닌 '유사 의지'인 것이다. 이 정도 단계에서는 디지털휴먼은 인간의 도구일 뿐이다. 그러나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디지털휴먼이 등장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강한 인공지능을 가진 디지털휴먼은 한 몸에 2개의 주체성을 가진 존재가 될 수 있다. 하나의 개체에 두 가지 의지가 충돌하고 타협하며 새로운 현실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시대를 대비한 법과 제도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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