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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우익수, 김인태-강진성 2강? 조수행을 기억하라
입력 2022-01-04 09:18 
조수행이 어려운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두산은 올 스토브리그서도 전력 유출을 겪었다.
주전 우익수 박건우를 NC에 빼앗겼다. 또 한 명의 FA가 팀을 떠났다.
하지만 두산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매년 주축 선수들이 빠져 나갔지만 언제나 그 자리를 채워준 선수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일찌감치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지난 시즌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공격 능력을 인정받은 김인태가 있다. NC에서 보상 선수로 넘어 온 강진성도 원래 포지션은 코너 외야수였다.
김인태와 강진성이 양강 체제를 갖춰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여기서 잊어선 안될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조수행(29)이다. 대수비 요원이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주전급 선수로도 손색이 없는 실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모두가 김인태와 강진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언제든 조수행이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조수행의 능력을 낮춰 보면 안되는 이유다.
조수행은 일단 수비가 강하다. 넓은 잠실의 외야를 책임질 수 있는 좋은 수비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박건우 이탈로 어쩔 수 없는 공격력 저하를 겪을 수 밖에 없는 두산이다. 3할을 맡아 놓고 치던 호타준족 박건우의 공백을 단박에 메우기는 대단히 힘들다.
때려서 점수가 나기 힘들다면 막아내서 이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1점을 더 뽑는 야구에서 1점을 지키는 야구로의 변신이 필요하다.
조수행은 우익수 자리를 충실히 메울 수 있는 수비력을 갖고 있다. 발이 빠르고 타구 판단 능력이 좋아 넓은 잠실의 외야를 맡겨도 좋을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타격인데 조수행의 타격 능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도 분명 존재한다. 기회가 많지 않았을 뿐, 충분히 결정력 있는 타격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꼽는 지도자들도 적지 않다.
한 두산 출신 코치는 "조수행은 공격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다. 그가 타석에 서는 것을 보기 힘들었을 뿐 절대 약한 타격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가 아니다. 체구가 크지는 않지만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 있다. 밀고 당기고가 다 가능하다. 체력이 약하다는 편견도 있는데 강단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타격이 약하다는 이유로 조수행을 안쓴다면 오히려 두산에 손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수행은 지난 시즌 타율 0.285를 기록했다. 타석은 104타석에 불과했지만 84타수 24안타로 나름 존재감을 보여준 바 있다. 특히 출루율이 0.417로 대단히 좋았다. 거포가 아님에도 볼넷을 16개나 얻어냈다.
타격은 꾸준한 출장이 가장 좋은 약이다. 하지만 조수행은 드문드문 타격 기회를 얻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나름의 성과를 냈다. 조수행의 집중력이 대단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 방을 크게 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는 아니지만 발이 빠르기 때문에 단타를 2루타로 만들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 결코 경쟁에서 쉽게 뒤처질 선수가 아니다.
박건우 공백은 아쉽다. 하지만 뒤를 돌아볼 수 없는 것이 프로야구다. 현재 전력에서 가장 좋은 대안을 찾는 것이 먼저다.
타격에서 성과를 낸 바 있는 김인태와 강진성이 먼저 거론되고는 있지만 조수행의 이름도 잊어선 안된다. 조수행의 강단 있는 야구가 진짜 두산을 살리는 길이 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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