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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5선발 고민? 아직 못 긁어 본 복권 함덕주가 있다
입력 2022-01-04 07:08 
함덕주가 순조롭게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시즌 개막과 함께 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천정환 기자
조금씩 우승 전력을 꾸려가고 있는 LG에도 고민은 남아 있다. 확실한 5선발 카드가 떠오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타 팀에 비해선 행복한 고민일 수 있지만 어쨌든 고민은 고민이다.
1번 후보였던 이상영은 상무야구단에 합격, 입대를 앞두고 있다. 현재 5선발 후보로는 손주영, 임준형, 이우찬, 배재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어느 투수도 확실한 투수는 없다. 풀타임을 제대로 소화한 선수도 없기 때문에 한 시즌을 끌고 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예상에서 빠져 있는, 믿을 수 있는 투수가 한 명 있다. LG가 아직 채 긁어 보지 못한 복권 함덕주(27)가 주인공이다.
함덕주는 지난해 11월 팔꿈치 수술을 했다. 최소 1년 정도 걸리는 인대 접합 수술이 아니라 팔꿈치를 괴롭혀 온 뼛조각 제거 수술이었다.
재활 기간은 약 4개월 정도 걸린다. 일반적인 페이스라면 늦어도 3월 중에는 실전 투구가 가능해 진다.

실제 함덕주의 재활 페이스는 매우 순조롭다. 12월까지는 네트 스로우(가까운 거리에서 네트에 공을 던지는 훈련)까지 공을 만졌고 1월 초부터 캐치볼에 들어가게 된다.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 통증 때문에 멈춘 적이 없다는 점이다. 통증이 없다면 예정된 수순으로 재활 과정을 밟아갈 수 있다.
캐치볼에서도 통증이 나타나지 않으면 롱 토스를 거쳐 불펜 투구를 하게 되고 여기서도 문제가 없으면 실전에 투입될 수 있다.
당장 긴 이닝을 소화하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지금의 페이스라면 선발로도 충분히 준비가 가능한 상황이다. 함덕주의 재활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LG는 든든한 5선발 자원을 얻게 되는 셈이다.
함덕주는 나이에 비해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필승조로서 타이트한 상황을 이겨내는 법을 이미 체득했다.
선발로 전환했을 때 크게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본인이 선발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다. 실패를 해 봤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지 알게 된 것은 소득이라 할 수 있다.
함덕주는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선수다. 좌투수이면서도 우타자에게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다. KBO리그엔 수준급 좌타자들이 많지만 여전히 절대 다수는 우타자다. 선발 투수로서 함덕주가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함덕주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 풀 시즌을 소화하면 자격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확실한 목표 의식을 가질 수 있는 시즌이다.
5선발로 성공을 거둔다면 함덕주에게는 따뜻한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능력에 골치를 썩이던 뼛조각까지 제거했기 때문에 롱런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함덕주는 "어떻게든 지난 시즌부터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기약 없는 재활에도 매달려 봤다. 다시 공을 던질 수 있게 돼 정말 기뻤다. 이제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좋았다. 하지만 결국 완전히 이겨내지 못했다. 팀이 중요한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정말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아쉬움을 털어 놓은 바 있다.
이제는 그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통증 없이 재활을 잘 마치면 그에겐 분명한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함덕주는 "재활을 잘 마쳐 올해에는 어떻게든 힘이 될 수 있도록 죽을 힘을 다할 것이다. 올해는 누구보다 잘 할 것이다. 잘 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겠다. 진짜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 해 시즌에 죄송했던 마음을 올 시즌에 반드시 갚겠다. 팬들에게 반드시 보답하는 시즌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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