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들 납치했다"…40분간 70·80대 어르신 2명 보이스피싱, 은행직원 기지로 모두 차단
입력 2022-01-01 11:02 
[사진출처=연합뉴스]

"아들 납치했다. 돈 보내라"
70대 할머니와 80대 할아버지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당하기 직전에 기지를 발휘해 막아준 은행직원이 경찰에서 감사장을 받았다.
1일 연합뉴스와 김해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김해 한림농협 신천지점에 근무하는 김주란(51) 씨는 지난달 27일 40분 사이로 발생한 보이스피싱 두 건을 예방했다.
김 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집 수리를 한다며 2000만원을 계자이체나 수표 대신 현금으로 달라는 70대 할머니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김씨는 현금 인출 때 작성하는 '금융사기 예방 진단표'를 보여주면서 집은 어디를 수리하는지를 물었다.

할머니가 제대로 대답은 하지 않고 돈을 뽑아 달라며 완강한 기색을 보이자 김씨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할머니를 지점장실로 안내했다. 할머니는 "아들을 납치했으니 5000만원을 내놓으라"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할머니가 찾아온 뒤 40분 정도 지났을 때 이번에는 병원비에 쓴다며 920만원을 현금으로 인출해달라는 80대 할아버지가 방문했다.
김씨는 할아버지에게 요청해 휴대전화를 살펴봤다. 저장되지 않는 번호가 통화기록에 있는 것을 본 김 씨는 아는 사람 번호인지 질문공세를 펼쳤다. 할아버지 역시 "아들이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가족들이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가셨다"며 "원래 고객들에게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는 편인데 어르신들이 생활비나 용돈을 아껴가며 모은 돈을 지켜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