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제기…"명백한 모독·국가폭력 정당화"
입력 2021-12-23 08:48  | 수정 2021-12-23 08:49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킨 JTBC 드라마 '설강화' / 사진 = JTBC 홈페이지 캡처
경찰, '설강화' 제작진·JTBC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 착수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킨 JTBC 드라마 '설강화'의 상영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22일 제기됐습니다.

세계시민선언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서를 내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의 힘으로 군부독재를 타도한 역사를 가진 국가로 인식되는 한국에서 국가폭력을 미화하는 듯한 드라마가 방영되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수출되기까지 하니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1987년을 배경으로 운동권 여대생과 남파 간첩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설강화'는 방영 전부터 민주화 운동 비하,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미화 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주말 방송된 1·2회에서는 영로가 간첩인 수호를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해 기숙사에 숨겨주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를 두고 민주화 투쟁에 참여한 이들을 간첩으로 몰아 고문했던 당시 안기부의 폭력을 정당화한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 단체는 "드라마 '설강화'는 수많은 민주화 인사를 고문하고 살해한 안기부 직원을 우직한 열혈 공무원으로 묘사해 안기부를 적극적으로 미화했다. 간첩이 민주화 인사로 오해받는 장면을 삽입해 안기부가 민주항쟁을 탄압할 당시 '간첩 척결'을 내건 것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군부독재에 온몸으로 맞서던 이들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라며 "현재도 군부독재가 진행 중인 국가들에 자칫 자신들의 국가폭력 또한 미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역사적 경험을 겪지 못한 세대에 왜곡된 역사관을 가르치고 무작정 국가폭력 미화 행위까지 정당화하는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22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이설아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가 JTBC 드라마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앞서 어제 JTBC는 '설강화'가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라며 "'역사 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대부분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고 모든 논란에 대해 반박했습니다.

한편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설강화' 방영을 중단해달라는 글이 올라왔고 현재까지 33만 9,000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드라마 광고와 협찬도 다수 중단됐습니다. 또 '설강화' 제작진과 JTBC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민원이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 민원을 서울경찰청에 배당해 수사하도록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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