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문기 동생 "형은 실무자였을 뿐…이 나라, 모든 것이 원망스러워"
입력 2021-12-22 16:11  | 수정 2021-12-22 16:22
지난 21일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처장이 사옥 1층 개발1처 처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 사진=연합뉴스
“고소·손해배상청구 얘기에 충격받아”
“공사 측 형에게 대외적 책임 떠넘기려 했다”
“사망 전 밥 떠먹여 줘야 할 정도로 몸 상태 안 좋아”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 숨진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유족들은 형은 줄곧 실무자로서 일한 것밖에 없다”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부서장이라고 해도 윗선의 결정권자 없이는 사업을 추진할 힘이 없다는 것입니다.

김 처장의 동생 김 모 씨는 오늘(22일)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자신을 중징계하는 것도 모자라 형사고발하고 손해배상청구까지 한다는 얘기를 나에게도 해줬는데 회사의 이런 조치로 충격을 크게 받으셨던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씨는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대해 (형은) ‘책임을 질 수 없어서라고 했다”며 공사 측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중징계와 형사고발 등 방법으로) 부서장이었던 형에게 대외적으로 책임을 떠넘기려고 한 게 아닌가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수사기관의 조사 방식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개인 하나를 두고 몇 번씩 참고인 조사하다 보니 형이 현직 실무자로서 중압감을 크게 받았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것 같다”며 자세한 조사 내용은 모르지만 수사 기관이 형의 업무 영역이 아닌 것까지 ‘하지 않았냐는 식의 질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는 김 처장이 사망하기 하루 전 점심을 먹을 당시 밥을 떠먹여 줘야 했을 정도로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형이 가족을 등지고 세상을 등졌다는 것은 마음이 아픈 일”이라며 형은 억울하게 돌아가셨다. 형이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이 나라, 이 정권, 모든 것이 원망스럽다”며 울먹였습니다.

숨진 채 발견된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 / 사진=연합뉴스

한편, 김 처장은 전날 오후 8시 30분쯤 성남도개공 사옥 1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는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은 인물로 대장동 사업자 선정 1차, 2차 평가에서 위원을 맡은 바 있습니다. 또 화천대유가 참여한 시행사 ‘성남의 뜰 공사 몫의 사외이사를 맡았습니다. 그는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협약서 초과 이익환수 조항을 삭제한 핵심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아 여러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김 처장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오는 23일 유족의 동의를 얻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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