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눈치 보느라 힘드셨죠" 백신 미접종자 커피 무료 카페 등장
입력 2021-12-22 12:51  | 수정 2021-12-22 13:09
미접종자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연 경기 부천의 한 카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별점 테러·본사 항의에 결국 안내문은 내려
"용기 응원한다" vs "이기적이다" 갑론을박

"사회의 눈치 보느라 힘드셨죠? '미접종자'라고 살짝 말씀해주시면 커피 무료로 드릴게요.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경기도 부천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 속 문구입니다.

이 카페의 점주인 A 씨는 지난 21일부터 '미접종자 커피 무료'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접종자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연 경기 부천의 한 카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그가 매장 입구에 붙인 안내문에는 이 같은 문구와 함께 "백신 미접종자는 바이러스 보균자가 아니다"라며 '방역패스 반대', '선한 반항' 등의 해시태그가 적혀 있습니다.

이 행사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누리꾼들의 담론장을 열었습니다.

"최고의 신념" vs "이기적인 마인드" 누리꾼 찬반 논쟁

점주를 응원하는 누리꾼들은 포털사이트와 지도 앱 등에서 "최고의 카페, 최상의 신념", "오너 마인드가 선진 시민 마인드인데 커피 맛 당연 최고다", "시간 나면 자주 오겠다" 등의 메시지를 담은 리뷰와 함께 별점 5개를 남겼습니다.

반면 소위 '별점 테러'를 가한 네티즌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리뷰 작성란에 "입장하자마자 코로나 걸릴듯", "역차별이다", "이기적인 마인드다", "백신 안 맞은 사람만 가라", "개인의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등의 일침을 가했습니다.


일부는 프랜차이즈 본사에 직접 연락해 항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뜨거운 반응에 결국 A 씨는 본사로부터 연락을 받아 해당 안내문을 제거했습니다.

점주 "안내문은 내렸지만 행사는 계속 진행할 것"

A 씨는 이 같은 상황을 예상해 안내문에 '본사와 무관하다'는 말을 적어놨는데도 불구하고 본사 쪽에 항의가 들어갔다며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본사 측과 약간의 언쟁을 벌였다"며 "그러나 저로 인해 본사 및 타지점이 피해를 입게 되면 아무리 좋은 뜻에서 시작했더라도 나쁜 결과를 낳는 게 된다"며 수긍 하고 게시물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A 씨는 "직접 전화를 걸어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후원금을 입금해주시겠다는 분들도 계셨다"며 "많은 분들에게 응원이 됐다는 사실에 뿌듯하고 감사했다"고 전했습니다.

A 씨는 어쩔 수 없이 안내문은 내렸지만 백신 미접종자에게 커피를 무료로 주는 행사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안내문을) 보신 분들은 언제든지 오셔서 자신 있게 말씀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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