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비방 문자' 조수진 "여유 없었다" 해명에…이준석 "기가 찬다"
입력 2021-12-21 07:30  | 수정 2022-03-21 08:05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조수진, 기자들에 가세연 영상 보냈다가 발각
"일정 바빴다" 해명에 이준석 "거취표명" 분노

어제(20일) 중앙 선대위 비공식 회의에서 '고성 설전'을 벌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간의 갈등이 악화됐습니다.

조 최고위원이 기자들에게 이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영상을 보낸 것에 대해 사과했으나 이 대표는 "더 크게 문제 삼기 전에 깔끔하게 거취표명 하라"라고 사과를 거절했습니다.

이준석 "보지도 않고 가세연 링크를 기자에게? 공보가 그걸 왜 보나"


오늘(21일) 새벽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서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해놓은 걸 보니 기가 찬다"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여유가 없어서 당 대표 비방하는 카톡을 언론에 돌린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누구 돕다가 음주운전했고, 누구 변호하다가 검사 사칭했다는 이야기랑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전화하는 기자에게 가세연 링크를 '보지도 않고' 던졌다? 도대체 우리 공보는 가세연 영상을 왜 보고 있으며 공보의 역할이 기자에게 가세연 링크 던져서 설명하는 방식이냐"라면서 "후보 배우자 문제도 이런 수준으로 언론 대응할 거냐. 더 크게 문제 삼기 전에 깔끔하게 거취표명하시라"라고 일갈했습니다.

고성 충돌→비방 문자→거취 표명 요구…尹 "생각 다를 수도"


이는 어제 밤 조 최고위원이 유감을 표명한 데 따른 반응입니다. 조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이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 링크를 공유했다는 의혹에 휩싸이자 "여유가 없어 벌어진 일"이라고 사과했습니다.

조 최고위원은 "오늘 하루 출입 기자들의 전화, 문자만 200개 정도 받았다"며 "(가세연) 유튜브 링크를 받고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계속 통화를 요청하는 출입기자 세 명에게 (영상을) 전달했다.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됐다. 이 대표에게 사과드린다"라고 고개 숙였습니다.


앞서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은 어제 중앙 선대위 비공식 회의에서도 고성 충돌이 있었습니다.

이 대표가 조 최고위원에게 "일부 언론에서 나오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이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저를 공격하는 식으로 (보도가) 나오니 이를 정리하라"라고 하자 조 최고위원은 "내가 왜 당신 명령을 들어야 하나"라고 받아쳤습니다.

이에 이 대표는 "내가 상임선대위원장인데 누구 말을 듣느냐"라고 되물었고, 조 최고위원은 "난 후보 말만 듣는다"라고 답했습니다. 결국 이 대표는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를 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정치를 하다 보면 같은 당 안에서나 선거 조직 안에서나 서로 생각이 또 다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어떻게 군사 작전하듯이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하겠나.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나"라고 반응했습니다.

한편, 이번 갈등과 관련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선대위가 비대해지면서 지휘 체계 난맥이 드러난 것"이란 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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