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망사고 낸 美 트럭기사 징역 110년…"감형해달라" 400만 명 청원
입력 2021-12-20 17:20  | 수정 2021-12-20 17:30
다중 추돌 사고를 낸 트럭 운전사 아길레라 메데로스/사진=NYT
콜로라도 주법에 따라 혐의 각각 고려
"장비고장에 따른 비극...감형해달라"
피해자 유족 "감형은 솜방망이 처벌"


미국 콜로라도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를 낸 트럭 운전사가 징역 110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4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감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9일,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서 시민들이 "콜로라도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는 '비극적인 사고'였다면서 트럭 운전사의 처벌을 재고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난 2019년 4월 25일, 텍사스주 운송회사 직원으로 근무하던 아길레라 메데로스는 콜로라도주 레이크우드의 70번 고속도로에서 트럭을 몰고 가다가 브레이크가 고장나 차량 여러 대를 들이받는 다중 추돌 사고를 냈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4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콜로라도주 배심원단은 지난 10월 차량을 이용한 살인·상해 등 총 27개의 혐의에 유죄를 평결했고, 법원은 이에 따라 징역 110년을 선고했습니다. 콜로라도 주법은 각각의 혐의를 중복 없이 순차적으로 합산해 이같이 높은 형량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다만 콜로라도주 지방법원 브루스 존스 판사는 "메데로스가 고의로 사고를 내진 않았다"며 "양형에 재량권이 있다면 그렇게 선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데로스 감형 요구하는 청원 사이트/사진=청원 웹사이트 체인지


판결이 나오자 콜로라도 유력지 덴버포스트는 재러드 폴리스 주지사에게 메데로스 사건의 감형을 촉구하고 주 의회에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는 사설을 실었습니다.

쿠바 이민자 출신인 메데로스를 위해 라틴아메리카시민연맹도 감형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팔을 걷어부쳤고, 미국 자동차 관련 웹사이트 젤로프니크 측도 "장비 고장에 따른 비극의 결과로 사실상 종신형에 처한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힘을 실었습니다.

또, 화물차 운전사들도 판결에 반발해 콜로라도주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외치는 한 트럭 운전사의 틱톡 동영상은 4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폴리스 주지사 대변인은 "메데로스가 감형을 신청하면 신속히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검찰은 사건 당시 메데로스가 긴급 제동 경사로를 이용하지 않는 등,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메데로스의 결정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며 감형 요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희생자 유족들도 "진정한 피해자는 우리다"라며 "감형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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