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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폐기물 플랫폼 스타트업 '리코', GS그룹 등서 120억 투자 받아
입력 2021-12-19 17:08  | 수정 2021-12-19 20:04
폐기물 플랫폼 스타트업 '리코'가 GS그룹에서 투자를 받았다. 차별화된 서비스에 주목한 기관들이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다. 폐기물 투자 열풍이 인수·합병(M&A)에 이어 벤처캐피털 업계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코는 최근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작업을 마무리했다. (주)GS를 비롯해 D3쥬빌리파트너스, DSC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인비저닝파트너스가 참여했다. 리코는 지난 3월 시리즈A 단계에서 자금 35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통상적인 스타트업에 비해 추가 자금 조달에 일찍 나선 것이다. 나날이 성장 중인 폐기물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018년 설립된 리코는 폐기물 플랫폼 '업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폐기물 배출 사업자와 운반 처리자를 연결해준다. 데이터에 기반해 필요로 하는 쌍방을 매칭해주는 게 특징이다. 실시간 배출 데이터와 비용 분석, 스마트 물류, 환경영향 측정, 행정 업무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업박스를 이용한 배출 사업자의 처리 비용은 종전 대비 약 20%, 운반 처리자의 배출량 관리 시간은 약 80%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코는 폐기물을 다시 활용하는 업사이클링에도 힘쓰고 있다. 20여 개 파트너사, 30여 곳 농가와 제휴를 맺어 모든 음식물을 재활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삼성웰스토리, CJ프레시웨이 등 대부분의 급식사업자들과 계약을 맺었다. 스타필드, 스타시티 등 복합시설 업체와 해마로 같은 식품 공장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플래텀이 발간한 '국내 스타트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환경·에너지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 자금 규모는 300억원 정도였다. 같은 기간 신선식품, 이커머스 등으로 주목도가 높아진 유통·물류 플랫폼이 4000억원 이상을 끌어모았다. 환경·책임·투명경영(ESG) 투자가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확산될 여지가 높다는 얘기다. 현재 M&A 부문에선 폐기물, 친환경 업체들이 가장 높은 수준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리코의 벤치마크 모델로 미국 루비콘(Rubicon)을 꼽고 있다. 애틀랜타에 위치한 루비콘은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 솔루션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2017년 멕시코 사모펀드 프롬캡을 주주로 맞이하며 조 단위 넘는 몸값을 인정받았다. 리코는 이번 자금을 플랫폼 개발, 물류 고도화 등에 쓸 예정이다. 김근호 리코 대표는 "정보 비대칭성이 강한 폐기물 시장에서 모든 서비스를 데이터화하기 시작한 데 의미가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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