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그런데'] 방역은 정치가 아닌데
입력 2021-12-14 20:06  | 수정 2021-12-14 20:38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브라질이 코로나로 갈수록 시끄럽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는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무시하면서 지지자들의 집회와 시위를 장려하고, SNS에 '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에이즈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라는 가짜 뉴스를 올린 게 문제가 되고 있거든요. 결국 연방대법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 검찰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코로나 방역을 정치에 이용한 건데, 우리도 비슷한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속에서 K-방역은 국제 표준이 되었으며 대한민국이 방역 모범국가로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부가 이토록 자랑하던 K-방역이 처참하게 무너지며 내년 대선은 코로나 대선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 확진자가 5, 6, 7천 명을 오가고, 병상 근처에도 못 가보고 숨지는 국민이 줄을 잇고 있으니까요.

이렇다 보니 '50조 원을 쓰고도 병상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라는 야당은 물론, 여당 대선후보조차도 '다른 나라 같으면 폭동이 났을 거.'라는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전쟁이 났을 때, 이기는 나라는 분열이 아닌 통합을 하는 힘을 합치는 나랍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라는 상대와 어마어마한 전쟁을 치르고 있지요? 그런데 여야 대선후보 모두 힘을 합치자는 얘기는 하지 않고 있고 '남 탓'만 하고 있습니다.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새 변이가 나올 때마다 두더지 때려잡기 같은 공중 보건정책을 펼 수밖에 없겠지만, 작년을 돌아보며 무엇이 잘못된 일이었는지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했습니다.

한 번의 실수는 봐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실수는 실력입니다. 과거에서 현재를 배우는 정치인, 반성과 점검을 통해 미래를 계획하는 정치인 어디 없을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방역은 정치가 아닌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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