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체조계 미투 피해자 500여 명, 4,500억 원 합의금 받는다
입력 2021-12-14 09:57  | 수정 2021-12-14 10:09
래리 나사르(58) / 사진 = 연합뉴스
미국체조협회와 미국 올림픽위원회(USOPC), 3억 8천만 달러 지급 합의
체육협회 "생존자들이 겪은 고통과 트라우마에 깊은 유감..."
미 법무부, 지난 10월 나사르 사건 부실 수사 의혹 받는 FBI 조사 착수

2016년 미국 체육계에서 일어난 미투(Me Too·성폭력 피해 폭로) 사건과 관련해 미국체조협회와 미국 올림픽위원회(USOPC)가 3억 8천만 달러, 약 4천500억 원 상당의 합의금을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3일(현지시간) AP 통신과 로이트 통신은 인디애나폴리스 연방파산법원은 이날 미국체조협회와 USOPC, 성폭력 피해자들 간의 합의를 조건부 승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체조협회와 USOPC는 성폭력 피해자 500여 명에게 합의금 3억 8천만 달러를 지불하고,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각종 대책을 시행해야 합니다.

소송에 참여한 피해자 가운데 300여 명은 미시간대 체조팀과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래리 나사르(58)에게 성폭력을 당한 여성 선수들입니다.


나사르는 1986년부터 30년 동안 미국 제초대표팀 주치의로 일하며 상습적으로 선수들을 성추행하다가 2016년 전직 여자체조 선수이자 변호자인 레이철 덴홀랜더의 폭로를 시작으로 수많은 선수가 피해를 증언하며 범행이 알려졌습니다. 나사르는 2018년 사실상 종신형이라 할 수 있는 징역 300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입니다.

미국체육협회는 나사르를 제대로 관리 및 감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선수들이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전인 2015년 나사르의 추문을 확인하고도 조용히 은퇴할 것을 종용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300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도 미국체조협회와 연관된 인물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백 건의 소송에 휘말린 미국체육협회는 결국 2018년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이날 협회는 성명을 발표해 "우리가 한 조처와 하지 않은 조처들로 생존자들이 겪은 고통과 트라우마에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전했습니다.

USOPC도 "선수들을 보호하지 못한 것과 그들이 감내해야 했던 엄청난 상처에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USOPC는 합의금 가운데 1억 700만 달러 상당을 부담하게 됐습니다.

최초 폭로자이자 파산 조정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맡은 덴홀랜더는 "(이번 소송은)은 돈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것"이라며 "다음 세대의 안전을 위해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정확한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 법무부는 지난 10월 미 연방수사국(FBI)이 나사르 사건을 부실 수사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FBI는 2015년 나사르의 성범죄 의혹을 조사하고도 8개월 넘게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나사르가 체포되기 전까지 70명 이상이 추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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