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뉴스추적] 400km 할퀸 토네이도…이례적 12월 토네이도 왜?
입력 2021-12-12 19:20  | 수정 2021-12-12 19:46
【 앵커멘트 】
미국 중서부 남동부 6개 주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100여 년 만에 최악의 피해를 안겼습니다.
지금부터 국제부 전민석 기자와 '악마'로 불리는 이번 토네이도 뉴스추적하겠습니다.
일단 미국과 시차가 있으니까 시간 개념부터
짚어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지금 미국 동부 시간이 일요일 새벽 5시 반 조금 넘은 시각 이고요. 토네이도 발생 만 하루가 지난 시점입니다.

【 질문 1 】
우리가 미국 지리를 잘 모르니까 일단 피해 지역부터 짚어보죠.

【 기자 】
일단 지도를 먼저 보시면, 미국 중부 6개 주에 걸쳐 토네이도 피해가 났습니다.

토네이도가 잦아 '토네이도 앨리', 토네이도 골목이라고 불리는 지역입니다.


정확하지 않지만 최소 30개의 토네이도가 동시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토네이도는 이동 거리도 400km나 되는데요.

역대 최장 이동거리입니다.

이전 최장기록은 1925년으로, 거의 100년 만에 기록이 깨졌습니다.

【 질문 2 】
400km면 우리로 치면 부산에서 서울까지 거리인데, 우리 국토를 대각선으로 횡단할 거리를 할퀴었단 얘기네요.
주요 피해 상황을 다시 짚어볼까요.


【 기자 】
가장 큰 피해가 난 곳은 켄터키주 메이필드시입니다.

여기는 아예 도시 전체가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위성사진으로 비교해 보면 집들이 있던 자리가 완전히 폐허가 됐고, 파편이 주변에 흩어진 걸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양초공장이 무너져 피해가 컸는데요.

야근 중이던 노동자 110명이 한꺼번에 깔리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초대형 아마존 물류센터가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직원 대부분은 대피했지만 여기서도 6명이 숨졌습니다.

아칸소주에서는 요양원이 무너져서 1명이 숨지고 5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켄터키주를 중심으로 최소 100명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인명피해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곳곳에서 길이 끊기고, 정전으로 30만 명이 불편을 겪는 상황입니다.

【 질문2-1 】
미국은 저렇게 토네이도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데, 나무로 집을 짓는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건축 문화 차이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주된 주거 문화지만, 미국의 경우는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 스타일인데요.

과거부터 주로 목조를 이용한 주택을 지어왔고, 건축비도 목조 주택의 경우가 아파트를 짓는데 사용하는 철근콘크리트 비용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대신 지하실을 튼튼하게 지어, 그리로 대피하곤 합니다.

【 질문 3 】
그렇다면 이렇게 피해가 컸던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토네이도가 예고도 없이 불어닥친 건 아닙니다. 예보는 있었는데요.

토네이도는 현지시간으로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쯤 발생했습니다.

사람들이 잠자리에서 나와 대피하기에 어려운 시간일 수 밖에 없고요.

또 토네이도 특성상 대피가 더 어렵기도 합니다.

태풍은 해상에서 발생해 이동 경로도 알 수 있지만, 토네이도는 느닷없이 발생해 사라지는 편이라 경보부터 대피까지 시간이 아주 짧습니다.

【 질문 4 】
보통 토네이도는 미국에서 4월에서 7월 사이에 특히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12월에 대규모 토네이도가 발생했다고요?


【 기자 】
먼저 토네이도가 어떻게 생기는지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요.

미국 동남쪽에서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불어와 미국 중부 평원지대에서 찬 바람과 만나게 되는데요.

급격하게 저기압대가 형성된 곳에 주변 공기가 유입되며 지구 자전으로 소용돌이가 발생하는 현상을 토네이도라고 부릅니다.

따뜻한 바람이 '재료'가 되다 보니 미국에서는 계절상 봄에서 여름 사이인 4월 말부터 7월까지 주로 발생합니다.

12월에 대규모 토네이도가 발생한 건 처음인데요.

이번 겨울 미국 남부에서는 12월인데도 영상 25도를 넘나드는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고온 현상이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기상학자들은 추정하고 있고요.

앞으로 겨울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서 겨울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빈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기후 변화, 2021년에만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재난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이제는 가까운 위기로 다가온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국제부 전민석 기자와 대담 나눴습니다.

[영상편집 : 송지영 그래픽 : 김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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