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손님에게 인사 안해"...활 들고 버스기사 위협

가해 남성, 배차시간 해고된 전직 버스 기사 동료.
"아는 사이지만 일부러 탄 것 아냐, 손님한테 인사하라고 배워 지적한 것"

경기 부천에서 활을 든 승객이 시내버스에 올라타 운전기사에게 시비를 걸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오늘(11일)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전날(10일) 오후 3시 23분쯤 부천시 일대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에서 "승객이 활과 화살을 들고 있다"는 30대 운전기사 A 씨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활을 손에 든 채 손도끼와 흉기를 허리띠에 찬 30대 남성 B 씨를 지구대로 임의 동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B 씨는 활을 손에 들고 A 씨가 운전하는 시내버스에 탑승한 뒤 "왜 손님이 탔는데 인사를 안 하느냐"며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확인 결과 B 씨는 사건 발생 하루 전인 그제(9일) A 씨가 소속된 버스회사에서 퇴사한 직장 동료였습니다. B 씨는 앞서 1주일간 버스 기사로 일했지만, 배차시간을 잘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습 기간에 퇴사됐습니다.

B 씨는 경찰에서 "수습 때 손님이 버스에 타면 인사하라고 배웠다"라며 "운전기사가 인사하지 않아 지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A씨와는 얼굴을 아는 사이였지만 회사 다닐 때 감정이 있지는 않았다"라며 "(취미로) 활을 쏘러 가던 길이었고 A씨가 운행하는 버스를 노리고 타지는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불러 피해자 조사를 한 뒤 B 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이나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할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갖고 있던 활은 석궁이나 양궁용은 아니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용품"이라며 "압수한 손도끼와 흉기도 캠핑용 장비로 허리띠에 매달아 갖고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어 "B씨가 흉기를 든 상태에서 실랑이가 벌어졌지만 '죽이겠다' 등의 위협적인 말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진술을 들어보고 혐의 적용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