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 검사 대기줄' 아닌 '나훈아 콘서트 줄'…"위험한 선택" 우려도
입력 2021-12-10 15:13  | 수정 2021-12-10 15:44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나훈아 AGAIN 테스형' 콘서트를 찾은 관람객들이 공연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부산 10일 0시 기준 최다 신규 확진 303명

오늘(10일) 0시 기준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부산에서 가수 나훈아 씨의 대규모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콘서트 입장을 위해 관객들은 줄을 길게 늘어섰습니다.

'나훈아 어게인 테스형' 부산 콘서트가 오늘(10일) 오후 2시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습니다. 앞서 지난 8월 코로나19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한 차례 연기됐던 공연이 연말에 다시 열렸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이날부터 12일까지 하루 2차례씩 총 6번 열릴 예정입니다. 한 회 당 입장 가능한 관객은 4,050명이며 모든 회차가 매진됐습니다. 이로써 3일 동안 총 24,000명이 넘는 관객이 나훈아 콘서트를 찾게 되는 겁니다.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나훈아 AGAIN 테스형' 콘서트를 찾은 관람객들이 공연장 입장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콘서트 주최 측은 방역 수칙 준수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입니다. 좌석 한 칸 띄어 앉기는 물론 방역 패스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콘서트 입장을 위해 백신 접종 완료자는 접종 증명서를, 미접종자의 경우 48시간 이내 코로나19 음성임을 확인하는 확인서를 지녀야만 합니다. 또한 함성이나 구호 등 침방울이 튈 수 있는 행위와 음식물 섭취가 금지됩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습니다. 지난 8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은 긴급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확진자가 어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최근 확산세가 너무 가팔라 방역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며 "학교, 어린이집, 목욕탕 등 장소와 관계없이 감염이 확산해 확보된 병상이 한계치에 근접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특히 박 시장은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모임을 자제해주시고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백신 접종을 꼭 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나훈아 AGAIN 테스형' 콘서트를 찾은 관람객들이 공연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나훈아 콘서트 강행에 시민단체 부산경남미래정책은 "(콘서트 개최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석준 교육감이 긴급 공동기자회견까지 열어 사적몽미 자제를 촉구한 것과 상반된다'며 "해당 공연들을 직권으로 취소할 방안을 찾고 필요 시 중앙방역대책본부에 행정적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나훈아 콘서트가 끝난 이후인 오는 18일에는 이승철 콘서트가 25일에는 '쇼미더머니' 공연이 예정돼 있습니다. 각각 2,000석, 4,000석 규모입니다. 부산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대규모 콘서트가 예정돼 있습니다. 오는 17~19일에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아이돌 그룹 NCT127, 오는 24~26일에는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트와이스 공연이 펼쳐집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경우 오는 12일 대구를 거쳐 18일 창원, 25일 인천 공연이 예정돼 있습니다.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나훈아 AGAIN 테스형' 콘서트를 찾은 한복을 입은 한 어르신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이 어르신은 "혹시 취소되는 표가 있을까 봐 현장을 찾았지만, 표를 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 사진 = 연합뉴스


방역 전문가들은 정부의 콘서트 개최 허용에 대해 '위험한 선택'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반면 공연 업계에서는 방역을 철저하게 신경쓰고 있다며 여러 사람들의 생계가 걸린 공연이니 최소한의 대책도 없는 무조건적인 공연 취소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한편, 부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300명을 돌파했습니다. 신규 확진자는 303명으로 집계됐으며 지난 주말부터 연일 최다 확진자 수를 갈아 치우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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