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잠행' 이준석 "당무 거부? 윤석열에 보고 받은 적이 없는데"
입력 2021-12-02 16:41  | 수정 2021-12-02 16:43
2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尹이 어떻게 하면 서울 복귀하나' 물음엔
"尹과 상의한 적이 없으니 이견도 없다"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잠행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무 거부' 지적과 관련해 "우리 후보 선출 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보고 받은 적이 없어서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당무 공백' 물음에 "보고 받은 적 없으니 원활히 진행될 것"

2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오늘(2일)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사무총장 등이 교체된 이후 내 기억에는 딱 한 건 외에 보고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게 당무에 대해 어떤 의사를 물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그 한 건의 보고에 대해서도 "사무총장이 (조직부총장·전략기획부총장인) 김석기·성일종 의원을 교체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 외에는 당무에 대해 어떤 보고도, 실질적인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며 "당무 공백이 발생했다는 인식 자체가 좀 이해가 안 간다. 현재 당무는 공백 없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당 대표가 연락두절 상태로 지방 일정을 소화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있다'는 물음에는 "우리 당 선대위 원톱은 김병준 위원장"이라며 "홍보가 아닌 나머지 총괄 지휘 체계는 그분이 하는 게 옳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선대위 운영에 대해선 제 영역 외에는 큰 관심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잠행이 길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잠행이라기보다는 김 위원장이 언론 활동도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공간을 가지시는 게 옳겠다고 생각해서 저는 지방에서 일을 살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전반적으로 선거에 있어서의 내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기 때문에 (저는) 지금 계획한 대로 행동을 하고 있다"며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을 생각이 전혀 없다. '여기까지입니다' 페이스북 메시지도 우발적인 게 아니니 그렇게 평가 절하하면 안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홍보비 해 먹는다? 핵심 관계자가 누구든 인사 조치해야"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는 '핵심관계자'의 말로 언급되는 발언들에 대해서는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윤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에 대해서는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핵심 관계자가 누구든 말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이 당과 후보를 위해 도움이 되는지는 본인이 판단해야 한다. 그분들은 심지어 사람에게도 충성하지 않는 분인 것 같고 본인의 사리사욕에 충성하는 분인 것 같다"라고 일갈했습니다.

당 소속 중진들을 향해서도 "적어도 입법부의 일원이고, 우리 당의 국회의원이고, 그리고 우리 당에 대한 진지한 걱정이 있는 분들은 사람을 위해 충성하거나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어떤 조치를 하면 서울로 복귀하느냐'는 물음엔 "(난 윤 후보에게) 어떤 것을 요구한 적 없다"며 "윤 후보가 어떤 걸 상의한 적도 없기 때문에 저희 간의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구체적인 무엇인가를 요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내겐 심각한 모욕적 인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일 오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이준석 제공

한편,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한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부산을 방문한 데 이어 어제(1일)는 전남 순천을 찾았습니다. 순천에서 이 대표를 만난 천하람 당협위원장은 "(이 대표는)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위기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서울에 빈손으로 쉽사리 올라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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