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카카오 무섭네"…'카뱅+페이' 시총, 4대 금융지주 넘어섰다
입력 2021-11-29 17:30  | 수정 2021-11-29 20:24
카카오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주가가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중순 주가가 바닥을 찍은 뒤 각각 33%, 70% 급등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국내외 증시가 하락세를 타는 와중에도 주가는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카카오 금융주 형제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64조원으로,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합산 시총(약 63조원) 대비 2% 높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3.08% 상승한 7만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달 8일 5만2600원으로 바닥을 찍은 후 33.4% 올랐다. 이달 초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화려하게 데뷔한 카카오페이도 이날 7.19% 상승한 23만8500원에 마감하며 시총 3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1일 14만원까지 주가가 빠졌던 카카오페이는 12거래일 동안 무려 70%나 폭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5% 하락했다. 카카오 형제는 긴축 장세 현실화 및 오미크론 악재로 코스피가 2900선을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강력한 상승 배경은 역시 수급이다. 카카오뱅크는 외국인이, 카카오페이는 기관이 주가를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카카오뱅크를 이달 8일 이후 250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카카오페이 상장 이후 줄곧 주식을 쓸어 담아온 기관이 순매수한 규모는 6459억원에 달한다. 특히 방향성 결정에 큰 영향력을 가진 연기금이 484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카카오뱅크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선 FTSE 지수 편입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 규모가 6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페이도 다음달 9일 반영될 코스피200 지수에 특례 편입됐다. 계속되는 주가 상승에 시가총액 30조원 벽을 뛰어넘은 카카오페이는 코스피 금융주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한솥밥'을 먹는 카카오뱅크와 맞붙게 됐다. 29일 기준 카카오페이 시총은 31조926억원으로, 코스피 11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에 위치해 있다. 셀트리온(29조3138억원), 크래프톤(24조9678억원), 포스코(23조609억원)보다도 높은 시총이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지주사 중 시총이 가장 높은 KB금융(15위·22조9942억원)과의 격차를 벌린 것과 더불어 또 다른 카카오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9위·33조4037억원)를 바짝 뒤쫓게 됐다. 카카오 형제의 시총을 합한 규모는 64조4963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합산 시총인 63조2431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기준 179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653억원 손실을 낸 2019년 대비 손실 폭은 크게 줄었지만 적자 상태가 지속 중인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기존 지급결제에서 벗어나 보험, 증권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확장을 시도 중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모바일 트레이딩 서비스(MTS)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기준 카카오페이 매출 가운데 금융서비스 비중이 4%로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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