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추적] 제로금리 시대 종료…영향과 전망은?
입력 2021-11-25 19:20  | 수정 2021-11-25 19:41
【 앵커멘트 】
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 배경과 영향에 대해 경제부 윤지원 기자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1 】
제로금리가 20개월 만에 끝났습니다. 이제는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이 마무리됐다고 봐도 무리 없는 건가요?

【 답변1 】
네,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금리 추이를 보실까요.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해 3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5%에서 한 번에 0.5%포인트를 낮췄습니다.

경기 방어 목적이 컸죠.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 다시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또 금리를 낮췄고 이를 지난 8월까지 유지했습니다.

제로금리 시대가 20개월 동안 지속됐는데,

덕분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역성장이지만 상당히 선방을 했고, 올해는 4.0%를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저금리로 코로나 시국을 버틴 건 세계적인 현상이었습니다.

【 질문1-1 】
돈을 풀어서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막았지만, 부작용도 크지 않았습니까?

【 답변1-1 】
그렇습니다.

돈을 싸게 빌릴 수 있으니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는 '영끌', '빚투'로 인해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해당 자산 가격은 치솟았습니다.

여기에 요즘 물가 동향도 심상치 않은데요.

한국은행은 '정상화'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그동안 제로금리가 비정상 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이주열 / 한국은행 총재
- "긴축이 아니고 정상화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례적으로 낮췄던 수준을 계속 끌고 갈 만한 명분이 없는 것입니다."

【 질문2 】
미국도 물가가 너무 올라서 금리를 곧 올릴 수 있다고 하던데 우리뿐 아니라 이제 전 세계적으로도 돈을 푸는 시기가 끝난 건가요?

【 답변2 】
네, 아시다시피 지금 치솟는 물가는 대부분 공통 사항입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물가지표가 1년 전보다 4.1% 올랐는데요,

31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니까, 미 연준이 먼저 채권을 사서 시중에 자금을 푸는 자산매입을 줄이는 이른바 테이퍼링에 들어가 돈줄 죄기에 나섰습니다.

게다가 지금 비축유도 풀고 했는데,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내년 하반기쯤으로 예상하던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당겨질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미 세계 주요국도 금리인상을 시작했고, 브라질·러시아·헝가리는 올해 6번이나 금리인상을 단행했습니다.

【 질문3 】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집값과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요.

【 답변3 】
먼저 부동산을 볼까요?

지난 9월 기준 주택담보대출액은 721조 원으로 전체 대출의 58%가량을 차지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다달이 갚아야 할 이자도 오릅니다.

한국은행은 이자 부담이 연간 3조 가깝게 늘 것이란 전망을 내놨는데요.

올해 두 번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가구당 연간 이자부담이 149만 원 늘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8월 1차 금리인상 이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둔화하기 시작했는데요.

이자 부담에 정부의 각종 규제까지 겹치면서 거래가 줄고 집값 상승에 당분간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함영진 / 직방 데이터랩장
- "가계에는 이자 부담과 채무상환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입니다. 구매수요 위축이라든지 가격상승 둔화나 거래량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보입니다."

【 질문3-1 】
주식시장은 어떻습니까?

【 답변3-1 】
오늘 코스피 지수가 공교롭게 하락했는데, 금리를 올려서 지수가 하락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이번 달 금리 인상을 할 것이란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단,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아시죠.

이자가 올라 다소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사로부터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가 지난해 3월 6조 6천억 원에서 지난 9월 25조 6천억 원까지 무려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8월 금리인상 이후 융자액이 2조 원가량 감소했는데 금리 추가 인상에 따라 이 규모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4 】
앞으로는 어떤가요?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더 오를까요?

【 답변4 】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이전 우리 금리가 1.5% 수준이었죠.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동안 과도하게 낮췄던 금리를 되돌려놔야 한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문제는 시기입니다.

이 총재가 "1분기 인상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밝힌 만큼 내년 1분기 추가인상 가능성이 큰데요,

다만, 국책연구기관에서까지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 인터뷰(☎) : 천소라 /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금리 인상 과정에서 경제적 회복을 저해할 수 있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속도조절을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년 3월 치러질 대선도 변수로 보이는데, 이 총재는 "정치적 고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앵커 】
저금리의 부작용과 경기부양 사이에서 한국은행의 고심도 한동안 계속되겠군요.
윤지원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한남선
그래픽 : 김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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