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너무 분하고 눈물 납니다" 고3 수험생, 감독관 실수로 수능 망쳤다 호소
입력 2021-11-22 10:04  | 수정 2021-11-22 10:22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시 경기도 수원지 태장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지를 받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독관 실수로 수능 망쳤다"는 글 올라와
감독관이 강제로 시험지 페이지를 넘겼다 주장
대구 교육청, "사실인 것으로 확인...해당 학생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한 수험생이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을 망쳤다는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수험생들이 모여 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독관의 실수로 고3 첫수능은 완전히 망쳐버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대구 상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쳤다는 이 학생은 선택 과목 첫 해에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며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란다며 글을 시작했습니다.

작성자는 "1교시 국어 시험 시작 후 감독관이 도중에 선택 과목부터 풀라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법은 없어서 하던 대로 풀고 있었다"는 작성자를 향해 해당 감독관이 다가와 강제로 시험지를 집어 독서지문 2페이지에서 화법과 작문(화작) 시험지 9페이지로 넘겼다고 전했습니다.

작성자는 "평소 연습하던 시간 관리와 패턴이 달라져 마음이 너무 떨렸다.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 순간 그 시험지를 강제로 집어 들어 넘기는 행위가 강압적이어서 순간 그런 규칙이 있는 줄 알았다"며 "지문을 읽어야 했지만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하며 황당하고 억울했다는 당시 심경을 전했습니다. 이어 "화작에서만 10점 넘게 날아갔다. 이런 시험은 정말 처음이었다. 메뉴얼 실수가 있었음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시험지를 걷어 나가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9일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해당 작성자는 감독관의 실수로 수능을 망쳤다는 글을 작성했다.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오르비' 화면 캡처

그는 "시험 종류 후 시험 본부에 상황을 말했고, 감독관에게 전달하고 연락을 주기로 하였지만 연락은 없었다"고 설명하며 "모두가 이 상황을 축소시키려는 것 같아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논란이 커지자 해당 감독관이 작성자의 부모님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책임감 있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작성자의 부모님이 "내일이 논술인데 글도 못 읽겠다고 하고 손발을 저렇게 떨고, 정신과 진료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는 말에 감독관은 "무엇을 원하시냐. 고소를 진행하기를 원하시는 거냐, 아니면 손해배상이라도 청구하실 거냐"라며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감독관이 관련 글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작성자는 "이와 연관된 장학사나 교감선생님께 연락을 받았으나 큰 징계는 없다는 식이거나, '그래서 무엇을 원하냐'라고 물을뿐이다.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손발이 떨리고 너무 억울하다. 부모님까지도 진상 취급 당하는 거 못참겠다"며 해당 문제가 공론화되기를 바란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해당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수험생과 누리꾼들은 감독관의 태도와 변명에 분노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아이 인생이 달린 문제다", "어떻게 책임질 거냐.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화가 난다", "감독관들 교육 안 받나? 규정도 모르는데 수능 감독관을 왜 들어가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22일 대구 교육청 측은 "지난 18일 수능날 대구 상원고 고사장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유선으로 조사를 마친 상황"이라며 "학생의 주장이 어느 정도까지는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고사장의 제1감독관이 착각을 했던 부분에 대해서 실수를 인정했다"며 "오늘 해당 고사장의 제2감독관 등과 함께 현장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좀 더 세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덧붙여 "이 학생이 지난 토요일에 논술 시험에 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학년도에 문제 없이 진학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며 해당 사태에 대한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