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토리 엄마 김건희' 후폭풍…野 "아이 못 낳으면 국격 떨어뜨리는 건가"
입력 2021-11-19 20:18  | 수정 2022-02-17 21:05
국민의힘 "난임·불임 가정에 상처"
이재명 측도 "건드려선 안 됐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산 경험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를 비교한 발언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국민의힘 측은 "아이를 못 낳으면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냐"며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野 측 "출산과 자녀로 영부인 자격 운운…경악스러워"

오늘(19일)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난임 및 불임 가정에 상처를 준 이 후보 측의 사과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부대변인은 "아이가 없다는 게 어떻게 국격과 연결된다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현대 사회는 자녀의 유무를 포함해 무척 다양한 형태의 가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근대적이고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이 후보 측은 문제시되는 표현을 삭제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차세대여성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출산과 자녀 유무로 영부인 자격과 국격을 운운하는 민주당의 성인식이 정말 충격적이고 경악스럽기만 하다"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이들은 "타인의 상처를 이용하는 비겁한 정치인이야말로 국격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며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성은 대한민국에서 영부인 될 자격도 없고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인가. 모든 난임·불임 부부들도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김건희 씨의 아픈 과거를 언급하며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성 의원은 "윤 후보와 김건희 씨는 본인들이 원해서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이 아니다. 과거 김건희 씨는 임신한 적이 있었으나 국정원 댓글 수사 파문이 커진 데 따른 충격으로 유산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윤 후보 부부는 아이를 낳지 못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정치판이 냉혹하고 선거판이 무섭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남의 상처까지 약점으로 삼아 잔인하게 후벼파도 되나"라며 "한 의원의 발언은 윤 후보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난임·불임 부부들의 가슴에도 대못을 박은 역대급 막말 중의 막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준호 '영부인 자격' 발언에…與 측도 "논란 있을 만해"


앞서 지난 17일 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한다"면서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사건 ▲ 김건희 씨 운영 코바나콘텐츠의 불법 협찬 사건 ▲ 허위 학력 제출 의혹 ▲ Yuji 논문 등 김건희 씨에 제기되는 의혹들을 열거하며 "범죄 혐의 가족을 청와대 안주인으로 모셔야 하겠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의원은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는 문구를 사용했다가 40분 만에 삭제했습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출산 갈라치기냐", "애 못 낳은 사람은 국격에 문제가 되는 것이냐" 등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이처럼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자 이 후보 측 메시지총괄인 정철 씨도 "논란이 있을 만하다"며 "메시지든 카피든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버하는 거다. 게임 들어가면 폭투 나오는 건데 많이 나갔다. 건드려선 안 되는 (것을 건드렸다는) 느낌"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아직 한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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