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분교 논란' 고민정, 4년 전 "지방대 출신" 발언 재조명
입력 2021-11-16 21:32  | 수정 2022-02-14 22:05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전경 / 사진=연합뉴스, 경희대 제공
과거 "지방대 출신으로 아나운서 도전" 발언
'블라인드 채용법' 발의 예고 중 폄하 논란
경희대 국제캠, 분교 아닌 '이원화' 캠퍼스

모교인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를 '분교'라고 표현해 논란이 불거진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7년 자신을 "지방대 출신"이라고 표현한 것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고민정, 4년 전 "지방대 출신으로 아나운서 되겠다고…"

사진=오마이뉴스 캡처

고 의원은 지난 2017년 5월 남편인 시인 조기영 씨와 함께 펴낸 에세이집 '당신이라는 바람이 내게로 불어왔다'에서 "지방대 출신으로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했을 때 (중략) 두려움을 떨치고 힘겹게 내린 선택의 결과들이었다"라고 적었습니다.

그해 2월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한 뒤에도 고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지방대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희대 출신이지만 수원에 있는 국제캠퍼스를 나왔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정연주 사장 시절 도입됐던 KBS의 블라인드 전형 덕분에 자신이 입사할 수 있었다는 뜻으로 말한 것입니다.

지방대라는 단어는 통상적으로 비(非)서울권 소재 대학교를 가리키는 말이나 고 의원의 모교인 경희대 국제캠퍼스는 서울캠퍼스와 위치만 다른 '이원화' 캠퍼스이기에 논란이 예상됩니다.

고민정 '분교' 발언에…동문들 "자격 미달 출신 됐다"


앞서 고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이 '경희대 분교'를 졸업한 뒤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KBS 아나운서로 입사한 이후 국회의원이 됐다며 '공공기관 공정채용법 제정안(블라인드 채용법)'을 발의하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해당 글의 '분교'란 표현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고 의원은 '분교'란 단어를 빼고 '경희대 수원캠퍼스'라고 문장을 수정했습니다.

그러나 경희대 졸업생, 재학생들은 "경희대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수원)는 위치만 다른 '이원화 캠퍼스'"라며 고 의원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고 의원 재학 당시 분교였던 경희대 수원캠퍼스는 2007년 '경희대 국제캠퍼스'로 명칭이 바뀌었고, 2011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캠퍼스 간 통합 승인을 받아 2012년 법적으로 완전한 이원화를 이뤘습니다.


경희대 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사람 때문에 경희대 국제캠퍼스 동문 및 재학생들은 블라인드 채용의 후광을 받아야만 취업할 수 있는 자격 미달 대학 출신이 됐다", "학교 자치 기구 차원의 엄정 대처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일부 재학생들은 고 의원에 직접적으로 항의 문자를 보냈고, 이에 고 의원은 "국제캠퍼스 졸업생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느끼신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 모교의 위상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었을 거란 생각은 거둬 달라"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제 53대 총학생회 '온:ON'은 어제(15일) 공식 페이스북에 '고민정 의원님, 저희 학생들은 의원님이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고 의원의 발언을 규탄했습니다.

한편, 고 의원은 1998년 경희대 수원캠퍼스 중어중문학과(현 중국어학과)에 진학해 2004년 KBS 공채 30기 아나운서로 입사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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