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친언니가 40cm 식칼 휘두르고, 난간에서 밀어" 여중생의 호소
입력 2021-11-11 11:28  | 수정 2021-11-11 12:15
'16세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듭니다. 폭행사건 도와주세요.'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물고문 등 8년간 폭행” 여중생 국민청원
“부모님은 나만 이상한 사람 취급”

친언니에게 8년 동안 폭행을 당했다는 중3 여학생이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학생은 해당 사실을 부모에게 알렸지만 되레 정신병자 취급을 받았다며 현재 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0일 ‘긴급상황, 16세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듭니다. 폭행 사건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중학교 3학년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8년 동안 친언니에게 폭행을 당해왔다. 8살부터 친언니에게 매일 맞아서 멍이 많이 들었고 피멍도 많았다. 어렸을 때는 그냥 맞으니까 맞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며 운을 뗐습니다.

이어 그러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이랑 얘기를 하다가 친구들이 좀 이상하다고 말해줘서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며 하지만 전 어렸을 때부터 키도 좀 작고 친언니는 키가 남들보다 크고 힘도 세서 아무리 3살 차이라고 해도 반항이 힘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원인은 부모님께 용기를 내서 말했는데 언니가 알고선 바로 복부를 가격하고 목을 졸라서 2시간 정도 기절했다. 이후로 무서워서 날 지켜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깨닫고 말할 수 없었다”며 매일매일 피 터지게 맞았지만 부모님은 맞벌이라 바쁘셔서 (몰랐다)”고 했습니다.

청원인은 구체적인 폭행 사실을 나열했습니다. 그는 언니는 거실에서 35~40㎝ 정도 되는 식칼을 마구 휘두르고, 커터칼을 귀에 대고 ‘드르륵거리고, 14층 난간에서 밀고 잡아당기고 웃으면서 즐겼다”며 세면대에 물을 받아 제 머리채를 잡고 물속에 넣어서 숨을 못 쉬게 하고 목을 졸라서 기절시키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또한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모두 털어놨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정신병자로 몰아갔다고 했습니다. 청원인은 (한번은) 언니 옷인 줄 모르고 학원에 입고 갔다가 온갖 욕을 들었고 무릎 꿇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게 했다”며 이때 울분이 터져서 그동안의 일을 부모님께 다 말했다. 아빠는 언니 편을 들며 저를 정신병자 취급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언니는 내가 본인 뜻대로 안 움직인다고 날 피떡으로 만들어놓고, 5분 뒤에는 ‘내가 미안. 그러게 네가 내 말을 잘 듣지 그랬어라고 한다”며 대답 안 하면 이제는 물건까지 가져와서 폭행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청원인은 밖에서는 세상 착한 사람인 척, 집에서는 날 폭행하는 이중성에 힘이 든다”며 전 집이 너무 힘들다. 거실에 있으면 식칼에 찔릴 뻔한 기억, 화장실은 숨을 못 쉰 기억, 안방은 목 졸려서 기절한 기억 등 이제는 커터칼 소리만 들어도 몸이 떨린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청원인은 언니를 상습 폭행으로 신고했다며 수사결과 통지서를 공개했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현재 청원인은 언니를 경찰에 고소해 이날 오후 2시에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만 청원인은 언니를 엄벌에 처하게 해달라는 탄원서는 안 써준다는 부모님께서 나 몰래 언니에 대한 선처문을 써줬다. 경찰인 외삼촌까지 섭외했고, 사비로 변호사도 선임했다”며 부모님이 작성해준 선처문을 포함해 5~6개 선처문이 있는 가해자와 탄원서라고는 본인이 쓴 것밖에 없는 피해자 중에 누가 봐도 가해자 편을 들어주지 않겠나”라며 하소연했습니다.

끝으로 내가 판사라도 날 정신병자로 볼 것 같다”며 모두가 선처를 바라고 있는데 나 혼자 엄벌에 처해달라고 한다. 너무 지친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도대체 무엇인가. 제발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한편, 해당 청원 글은 이날 오전 11시 18분 기준 201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현재 ‘사전 동의 100명 이상 기준을 충족해 ‘공개 검토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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