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국 미제사건 살인범, 12년간 영안실 시신 100여구 능욕
입력 2021-11-05 16:13  | 수정 2021-11-05 16:23
'원룸 살인사건' 용의자 데이비드 풀러/사진=BBC
DNA 검사 기술 발달해 미제사건 풀려
자택에서 시신 능욕 장면 담긴 하드드라이브 발견
시신 신원 확인 위해 페이스북 사진도 검색해

영국 병원에서 일하던 전기기술자가 34년 전 두 여성을 살해했다고 자백함과 동시에 시신 100여 구를 성적으로 능욕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현지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현지시간으로 4일, 영국 언론들은 켄트주 경찰을 인용해 데이비드 풀러(67)가 웬디 넬(25)과 캐롤라인 피어스(20)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12월 체포된 풀러는 줄곧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최근 켄트주 메이드스톤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5개월 간격으로 시신으로 발견된 두 여성의 살인사건은 영국 내에서 '원룸(Bedsit) 살인사건'으로 불리며 미제 사건으로 꼽혔습니다.

해당 사건의 경우 DNA 검사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용의자 풀러를 색출할 수 있었습니다. 사건 당시 넬의 침대와 수건 등에서 발견된 침 등의 증거물에서 DNA를 새로운 기술로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풀러의 DNA는 피어스의 옷에서도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그가 전기기술자로 일하던 켄트서식스 병원과 턴브리지웰즈 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여성들의 시신을 능욕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넬과 피어스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풀러의 자택을 수사하던 도중 컵 선반 뒤에 숨겨진 총 5TB 규모의 하드 드라이브와 DVD, 메모리카드 등이 발견됐습니다.
시신 능욕 장면 담긴 하드드라이브 등이 발견된 풀러의 방/사진=BBC

박스 안에 숨겨진 하드드라이브 안에는 풀러가 시신을 능욕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고, 피해자들의 이름이 적힌 폴더 안에는 아이들을 포함한 여성들의 시신을 성추행하는 사진과 영상들이 가득했습니다.

시신을 능욕하는 행위는 2008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약 12년간 지속해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기기술자로서 영안실 출입증을 소지한 풀러는 다른 사람들이 퇴근한 뒤 병원을 찾아가 CCTV를 가린 채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풀로는 범행 후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고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찾아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100여 명의 피해자 중 20명은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측 관계자는 "슬프게도 피해자 신원이 영원히 파악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경우에는 신원 확인을 위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너무 제한적이고, 조사 과정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외적 수단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재판에서 던컨 앳킨슨 검사는 "풀러의 하드드라이브를 확인했을 때 상상할 수도 없는 성적 타락의 자료가 쏟아져나왔다"며 "이런 이미지는, 풀러가 정신 질환 때문이 아니라 성적 희열 때문에 범행했다는 증거가 된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풀러의 최종 선고일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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