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방이 금보다 비싸다니"…'1㎏당 2억' 이렇게 버린다고?
입력 2021-11-03 08:44  | 수정 2021-11-03 08:49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의료신소재TF팀이 인체 폐지방에서 세포외기질을 추출해 오가노이드 칩을 개발하고 있다. / 사진=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고부가가치 폐지방, 활용 규제 완화 나서
입법조사처 “생명윤리·안전성 선행 우선”

현행법상 의료폐기물인 폐지방을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이 일었습니다.

오늘(3일) 벤처업계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폐기물관리법 13조2항을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경부는 법안 개정 작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하고, 하위 법령 개정을 2023년까지 마무리 한다는 방침입니다.

개정안은 그동안 폐기물관리법상 의료폐기물로 분류됐던 폐지방을 의료폐기물 처리 예외 사항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폐지방은 1㎏당 2억 원 상당의 고부가가치 물질입니다. 1kg당 7,800만 원 선인 순금보다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성인 한 명이 복부지방 흡입술을 받을 시 약 3~10kg 정도의 폐지방이 나옵니다. 또한 폐지방 1㎏당 6~15g의 세포외 기질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몸의 맵시를 위해 지방을 태우기도 하지만 성인병 및 합병증 등을 치료하기 위해 지방을 제거하기도 합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태반을 제외한 의료폐기물은 산업목적으로 재활용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습니다. 이에 그동안 한국에서 폐지방은 폐기물관리법상에 막혀 그대로 소각됐습니다. 연간 폐기되는 폐지방은 500t에 달합니다.

한 환자가 폐지방을 활용해 만든 창상피복제로 치료를 받고 있다. 창상피복제는 상처를 보호하고 체액 손실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바이오업계는 폐지방 등에서 세포외기질과 콜라겐 등을 추출해 △손상된 피부 △장기 재생 △화상 치료에 쓰이는 창상 회복연고 △관절 수술 시 인체 구멍에 넣는 조직 수복제 등 의약품의 원료로 쓸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이미 해외에서는 폐지방을 활용한 줄기세포,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는 점을 부각하며 각 부처에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등 각 부처 사이에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난항을 겪었지만, 오는 8월 국회에서 폐지방 활용 시 고려사항에 대한 정책적 제언이 이뤄지며 활용 길이 열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의료폐기물 재활용 대상에 폐기물 추가, 보건복지부 ‘인체 파생연구자원 가이드라인(IRB) 승인절차를 통해 재활용 규제를 개선 등을 주문했습니다.

한편 입법조사처는 인체 유례 폐지방을 산업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생명 윤리성, 안정성 등의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질병의 감염여부 및 유전병 여부 등 폐지방에 대한 검증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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