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홍어준표' 전라도 비하 논란에 선 서민 교수…"죽을 죄"
입력 2021-11-02 21:16  | 수정 2021-11-02 21:47
지난달 31일 '서민의 기생충티비'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동영상 섬네일 / 사진 = 유튜브 캡처
서민 "유튜브·페북 당분간 중단"
홍준표 측 "호남인에 대한 멸칭 사용"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공개 지지한 서민 단국대학교 교수가 '전라도 비하'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섬네일에 '홍어준표'라고 쓰인 것이 문제였습니다.

서민 교수는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서민의 기생충 티비'에서 '홍어 먹방'을 펼치며 홍준표 의원을 비판하는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해당 동영상은 채널에 업로드 됐는데, 영상 섬네일(thumbnail·미리보기 이미지)에 '윤석열을 위해 홍어준표 씹다'는 문구가 등장했습니다.

'서민의 기생충티비' 유튜브 채널 운영진이 '홍어준표 한방에 보냈다'는 댓글을 최상단에 고정했다 / 사진 = 유튜브 캡처


이후 한 시청자는 해당 영상 댓글에 "홍어준표, 돼지털보, 꿔준표를 한방에 보내시다니 대단하다 서민 교수님"이라고 적었고, 유튜브 채널 운영진은 이 댓글을 '고정 댓글'로 선정해 댓글 가운데서 최상단에 위치하도록 직접 설정했습니다. 운영진은 이 댓글에 대한 답변으로 "깊은 뜻을 읽으셨다. 고정 댓글 드린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석열이형TV' 유튜브에 출연한 서민 교수 / 사진 = 유튜브 캡처


'홍어준표'라는 섬네일 문구와 운영진의 댓글이 문제가 되자 서민 교수는 2일 블로그에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서민 교수는 "선거철이라 경거망동하지 말자고 생각해 글도 자주 안 쓰고 있었지만, 그런다고 다가 아니다"라며 "죽을 죄를 지었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굳이 홍어를 먹은 건 제 팬 분이 보내주셨기 때문"이라며 "홍어 먹방은 잘 끝났다. 저도, (실시간 방송) 접속자들도 모두 즐거워했다. 영상이 업로드되고 하루가 지난 어제까지도 아무 일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리고 오늘, 일이 터졌다"며 "원래 제목 대신 윤 후보님을 위해 홍어준표 씹었다는 저속한 썸네일로 바뀌었다"고 연락을 받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서민 교수는 "저는 전라도 사람이다. 홍어가 뭘 의미하는지 잘 안다는 뜻"이라며 "비굴한 변명을 하자면, 저는 기생충 티비 영상의 섬네일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덧붙여 "제가 그 섬네일을 봤다면 당장 내리라고 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해명을 하면서도 서민 교수는 "이 일의 책임은 오로지 제게 있다"며 "사죄의 뜻으로 블로그와 페북, 그리고 유튜브를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아울러 "제 저속한 섬네일에 상처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일 오후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 대구·경북 국민께 드리는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에 홍준표 캠프 여명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전두환과 개 사과에 이어 또 터진 호남 비하 망언"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여 대변인은 "윤석열 예비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기생충 박사 서민 교수는 오늘 '윤석열을 위해 ‘홍어준표 씹다' 라는 썸네일의 유튜브를 공개했다"며 "홍준표 예비후보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명백한 전라도민 비하 발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호남 지역의 대표 특산물인 ‘홍어는 인터넷 상에서 호남 혹은 호남인에 대한 멸칭으로 사용된 지 오래"라고 강조하며 "이 단어가 본격적으로 호남에 대한 멸칭으로 쓰이게 된 계기로는 일부 커뮤니티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데 쓰인 때부터 라는 것이 정설이다. 또한, 이 단어는 ‘전라도 사람들이 배신을 많이 하는데, 너도 전라도 사람이니?라는 주장을 담아 상대를 비방할 때 쓰이기도 한다"고도 했습니다.

여 대변인은 "서민 교수가 윤 후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홍 후보에 대한 마타도어와 함께 호남인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는 망언을 한 것"이라며 "윤 후보 측은 계속해서 ‘대통령 후보만 되면 장땡이라는 식의 지지층 결집에만 혈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 더 이상의 지역갈라치기는 당장의 세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정권 교체'라는 국민과 당원의 열망을 저버리는 지름길임을 유념하라"며 "서민 교수가 윤 캠프 소속이 아니라는 변명은 구차하다. 임명장만 받지 않았을 뿐이지, 서 교수는 윤 후보 캠프의 자타공인 스피커 중 한 명"이라고 전했습니다.

홍준표 의원 또한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런 사람이 대학 교수랍시고 여태 행세를 했다니 참으로 낯 뜨거운 대한민국"이라며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한 것은 반갑지만 사람의 됨됨이가 늦지 않게 나타난 것은 우리들로서도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비꼬았습니다.

홍 의원은 서민 교수를 향해 "그냥 기생충이나 연구하라"며 "더 이상 정치판은 넘보지 마라"고 지적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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