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홍준표 "너는 모르지 하듯 묻는 그 태도 참 역겨웠다"
입력 2021-10-28 07:34  | 수정 2021-10-28 07:48
사진 = 국민의힘 유튜브 캡처
얼굴 붉히고 고성 오간 국힘 강원 토론
원희룡 측 "주요 현안 모르는 것 충격적"

전날(27일) 저녁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서 '탄소세'와 '고교학점제'에 대한 질문을 두고 홍준표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사이 고성이 오고 갔습니다. 토론 이후에도 서로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원 전 지사는 2번의 주도권 토론에서 홍 의원을 빼놓지 않고 지목했습니다. 첫 번째 주도권 토론에서 원 전 지사가 홍 의원에게 물은 건 '고교학점제'였습니다. 원 전 지사가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고교학점제를 추진하고 있고 학교 현장은 난리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해 묻자, 홍 의원은 "고등학교까지 학점제를 채택하는 건 좀 무리다"라고 답했습니다.

두 후보 사이 설전이 시작된 건 원 전 지사가 홍 의원에게 "고교학점제가 몇 년도부터 시행될 예정인지 알고 있나"고 물을 때부터였습니다. 홍 의원이 답변하지 못하자 원 전 지사는 "본선 토론 나가면 토론 주제로 바로 붙을 텐데"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에 홍 의원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안 하면 된다. 그걸 뭘 복잡하게 생각하냐"고 말했습니다.

'고교학점제를 이 자리에서 처음 듣냐'고 집요하게 묻는 원 전 지사를 향해 홍 의원은 "그런 장학퀴즈식의 문제는 내가 답변하지 않겠다고 지난 번에 얘기했다"며 "대통령이 계속 이재명이 된다는 걸 전제로 묻는 걸 제가 뭐 하러 답변하느냐"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사진 = 국민의힘 유튜브 캡처


두 번째 주도권 토론에서는 원 전 지사가 홍 의원에게 '탄소세'에 대해 질문합니다. 원 전 지사는 질문을 시작하기 이전에 "오늘 수소를 묻지는 않겠다"고 홍 의원을 비꼬자 홍 의원은 "물으세요"라고 답변했고, 이후 두 후보 사이 고성이 시작됐습니다. 원 전 지사는 "제 주도권 토론인데 제 시간을 왜 뺏냐"고 소리쳤고, 홍 의원은 "질문 자체가 야비하게 느껴져서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원 전 지사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탄소세에 대한 입장이 없느냐"며 '탄소세'에 대한 입장을 계속 물었고,홍 의원은 "질문이 야비하게 느껴진다"며 "입장이 없는 게 아니라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전제로 하는 건 답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원 전 지사가 "본선에 가서도 그렇게 할거냐"고 말하자 홍 의원은 "본선에 가서는 제가 훨씬 잘한다. 당 내 토론이기 때문에 제대로 안하고 있는 것"이라고 맞대응했습니다. 홍 의원은 "머리 그리 좋으신 분이 어떻게 토론을 그렇게 하냐"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홍준표 의원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토론 이후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탄소세는 기업부담과 물가 상승의 부담이 커서 중립이라는 답변을 이미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가 있었다"며 "질문 자체가 지난번 수소 질문과 같이 야비해서 오늘은 답변치 않았다"고 토론 당시 불편했던 심경을 표출했습니다.

이어 "고교 학점제 질문도 야비하기 그지 없는 질문 태도였다. 너는 모르지 하듯이 묻는 그 태도는 참으로 역겨웠다"며 "상대방 골탕 먹이는 야비한 질문은 앞으로도 상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 토론에서도 그런 야비한 방법으로 질문해서 상대방을 골탕 먹이는 짓을 계속 한다면 계속 무시하고 답변치 않을 생각"이라며 "국가 경영의 그랜드 디자인을 논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대선 토론장이 참 저질로 변해간다"고도 했습니다.

원희룡 전 제주도시자 / 사진 = 연합뉴스


원 전 지사 캠프 백경훈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홍 의원의 이런 불성실하고 장난스러운 태도는 나라를 걱정하며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과 당원의 진심 어린 마음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이런 주요 현안들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도 충격적인데 답변은 더 충격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그런 태도로 대선에 나가면 보나 마나 또 진다. 지난 대선 때는 정권연장 실패자였다면 이번 대선에 실패하면 정권교체 실패 역적이 된다"며 "그 무게와 책임감을 그런 불성실하고 장난스러운 태도로 감히 감당하실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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