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건강했던 30대 헬스트레이너, 모더나 접종 후 사망…"인과관계 밝혀달라"
입력 2021-10-27 14:41  | 수정 2021-10-27 14:56
A 씨의 유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글/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모더나 2차 백신 접종 3일 만에 사망
평소 직업 특성상 건강관리 열심히 해


10개월 된 아들을 둔 30대 헬스트레이너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3일 후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어제(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3살 건장한 제 동생이 모더나 2차 3일 만에 사망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청원인은 자신의 남동생 A 씨가 건장한 체격의 헬스트레이너였다며, 이제 갓 10개월 된 아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남동생은 3일 전 모더나 2차 백신을 접종하고 2일 째 되는 날 친정 아빠 생신이라 함께 식사도 했다"며 "그게 마지막 식사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호소했습니다.


청원인에 따르면 A 씨는 식사를 마친 후 열은 없었지만 온 몸에 땀이 흥건했고, 청원인은 A 씨에게 집에 가서 쉬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이 자신이 본 동생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유족 측에 따르면 1차 접종 당시에도 A 씨는 동일한 이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원인은 "(남동생이) 평소 기저질환자도 아니었고 헬스트레이너라는 직업 특성상 매일 운동을 하는 건강한 남자였다"면서 "어릴 때부터 잘 아픈 적도, 흔한 감기도 잘 걸린 적도 없었다. 담배는 안 하고 술은 가끔 한 잔씩 먹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제 갓 돌이 되는 아이와 제 올케는 하루 아침에 가장을 잃었다"며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착하디 착한 제 동생에게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꿈도 못 꿨다"고 괴로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부검을 해도 백신으로 인한 사망 관계를 확인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한다. 제 동생의 백신 접종 후 사망 관계를 확실히 밝힐 수 있도록 청원 동참 부탁드린다"고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오늘(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발표된 A 씨에 대한 1차 부검 결과에서는 '사망 원인이 불분명하다'는 소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병원 측 유관상 소견은 심장비대증으로, A 씨의 심장은 일반 정상 남성의 심장보다 100g 정도가 더 무거운 450g이었습니다. 다만 유족 측은 "운동하는 이들한테 심장비대증이 나타날 수 있다더라”며 그 자체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의 아내 B 씨는 남편의 싸늘한 주검을 마주했을 때를 떠올리며 "직접 심폐 소생술도 해봤지만 남편은 이미 사망한 뒤였다. 그 모습이 마지막인 줄 알았다면 그렇게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유족 측은 국과수에 정밀 부검을 의뢰한 상태입니다. 백신 접종 후 사망 사고인 만큼 질병관리청의 역학조사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이날 발인을 마친 유족 측은 "사망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보내줄 것 아니냐"라며 "유족이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고, 질병청의 조사가 미뤄지는 이 모든 상황이 답답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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