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철수,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에 "'모가디슈 대통령' 기억"
입력 2021-10-26 18:39  | 수정 2022-01-24 19:05
"고인, 파란만장 현대사와 영욕 함께 해"
"씻을 수 없는 과오…6공화국 기틀 잡기도"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유족에 위로를 건네며 고인의 공과 과를 모두 언급했습니다.

26일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 "고인은 대한민국의 파란만장한 현대사와 영욕을 함께 했다"며 "군인으로서는 12·12 군사쿠데타,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 등 헌정과 인권을 유린했던 씻을 수 없는 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기업들로부터 천문학적인 돈을 뜯어낸 정경유착의 부정부패 역시 우리 국민께 분노와 슬픔을 안겨주었다"면서도, 동시에 "지금의 대한민국, 흔히 '87년 체제'라고 말하는 제6공화국의 기틀을 잡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6·29 선언으로 직접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시대를 열었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나아가게 발판을 마련했다"고 고인의 정치적 업적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고인이 펼친 북방 외교에 대해서는 "전환기의 리더십으로 시대적 과제를 완수했다"고 평가하면서 "냉전에서 탈냉전으로 넘어가는 새로운 국제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과 전쟁을 벌였던 중국, 베트남을 포함해 40여 개 공산국가들과 수교를 맺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당시 이뤄진 남북 UN 동시 가입과 남북기본합의서도 채택을 거론하며 "그 결과 재임 기간 내내 북한의 대남 무력도발이 거의 없었던 평화의 시기를 이끌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적 측면에서도 "노 전 대통령을 '모가디슈 대통령'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국제정세를 잘 읽고, 국익을 위해 발 빠르게 외교 역량을 총동원했으며, 그에 걸맞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희귀병인 소뇌위축증을 앓으며 오랜 기간 병상 생활을 해왔습니다. 오늘(26일) 낮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내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해 숨을 거뒀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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