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황무성 사직 강요' 녹취록 파문...윤석열 측 "이재명이 걸림돌 미리 제거"
입력 2021-10-25 13:29  | 수정 2021-11-01 14:05
권성동 "이재명 시장 지시 없이 어떻게 사표 내라고 하나"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가 설립되던 날 사퇴 압력을 받았다는 내용의 녹음 파일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황 전 사장은 임기 3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지난 2015년에 돌연 사퇴했는데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황 전 사장의 사퇴를 두고 "이재명 시장의 걸림돌을 제거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채널A가 입수해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월 6일 오후 3시 30분 당시 유한기 개발사업본부장이 황 전 사장을 찾아 사직서를 요구했습니다. 유한기 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뒤를 이을 2인자라는 의미인 '유투'로 불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녹음 파일에서 유 씨는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 난다"며 황 전 시장에게 사직 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황 전 사장이 사표 제출을 거부하자 유 씨는 "사장님이나 저나 뭔 빽이 있냐"며 "유동규가 앉혀 놓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다시 타이프를 쳐올까요. 오늘 해야 합니다", "오늘 때를 놓치면"이라는 말로 황 전 사장의 당일 사직을 재촉하기도 했습니다.

또 유 씨는 "정도 그렇고, 유도 그렇고 양쪽 다"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말했는데, 이 때 '정'은 정진상 전 정책실장, '유'는 유동규 전 본부장을 뜻합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오늘(2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한기 당시 개발본부장이 황 사장에게 사직을 강요한 사실이 녹취록으로 밝혀졌다"며 "유한기는 40분동안 14차례에 걸쳐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면서 '오늘 당장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자신과 황무성 사장이 다 박살난다'고 했다. 사표를 안내면 감사 등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으로 직권을 남용해 사직서 제출을 강요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인사권자인 이재명 시장 지시 없이 아랫사람인 개발본부장이 상사인 사장에게 어떻게 사표를 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황무성 사장을 박살내고, 사표를 받지 못한 유한기 개발본부장까지 박살낼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 시장 한 명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황 전 사장은 결국 그 날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그 날은 대장동 사업 민간 시행사인 화천대유가 설립된 날"이라고도 했습니다. 또 "분명히 관련성이 있고 이재명 시장이 대장동 사업을 자신의 뜻대로 추진하는데 걸림돌을 미리 제거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권 의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에게 직접 보고 받은 내용은 무엇인지 이재명 후보는 답을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황 전 사장이 당시 사직서를 갑자기 낸 배경과 사퇴 압박의 주체는 누구였는지 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편, 전날(24일)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는 황 전 사장 녹취록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시 기획본부장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등을 직권남용죄 및 강요죄 등으로 대검찰청에 고발했습니다. 아울러 사준모는 이들의 공범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화천대유자산관리와 천화동인 관계자들을 고발장에 적시하며 "피해자의 임명과 사직서 제출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에게 해야 한다. 당시 이 시장의 지시 또는 묵인(방조) 등에 의해 사직서를 강제로 제출받았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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