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석열 '사과' 사진이 뭐길래…"국민 조롱한 장난" 거센 비판
입력 2021-10-22 08:08  | 수정 2022-01-20 09:05
"유감이다", "송구하다" 사과했지만
진실성 의문 불러온 SNS 사진 한 장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사과하기 전날 공식 SNS에 올린 사진 한 장으로 인해 후폭풍이 거센 상황입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해 '전두환 옹호' 논란을 불렀으며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자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죄송', '사과', '송구' 같은 표현은 쓰지 않았습니다.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첫 입장을 밝힌 윤 전 총장은 4시간 가량이 지난 후 페이스북에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독재자의 통치행위를 거론한 것은 옳지 못했고,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며 책임을 돌린 것 역시 현명하지 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기존 "호남인들은 화나게 하려고 한 얘기가 아니다"라며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바꾼 겁니다.

그럼에도 윤 전 총장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사진 한 장과 이에 달린 문구가 다시 한 번 논란을 부른 모양새입니다.

윤 전 총장이 사과하기 전날 밤, 해당 계정에는 윤 전 총장의 어렸을 적 돌잔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는 "석열이 아가는 양손 가득 사고를 움켜쥐고 바로 입에 갖다 대기 시작했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얼굴만큼 큰 사과를 베어 물 수가 없었어요"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런데 이상하죠? 석열이 형은 지금도 과일 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답니다"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먹고사는것에진심'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습니다.



이에 "사과를 앞두고 장난스러운 느낌을 주는 게시물을 올린 것이 적절했냐",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에 대해 "어처구니 없다"며 비판했고,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에 올랐던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시민이 요구하고 있는 사과 요구의 무게를 감지할 만한 정치적 감각이 없어 보인다"고 일갈했습니다.

또 국민의당 윤영희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 앞에서 진심 어린 사과를 보여야 할 시점에 먹는 ‘사과 사진을 올리면서 장난스럽게 쓴 글은 대통령 후보자를 향한 국민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며 "지금 필요한 건 ‘사과 사진이 아닌 진심 어린 사과"라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당 내에서도 비판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유승민 후보 캠프 권성주 대변인 또한 논평을 통해 "전두환 정권 옹호 발언 사과 요구에 '사과'를 잡는 돌잡이 사진을 SNS에 올려 국민을 조롱했고, 오전엔 ‘유감을, 오후엔 마음이 거북하다는 ‘송구 단어를 선택했다"며 "윤 후보의 가장 큰 잘못은 뭐가 잘못인지조차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현재는 인스타그램에서 해당 게시글은 삭제됐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