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잡을 사람 나"…'대장동' 맹폭하는 야권 주자들
입력 2021-10-12 17:44  | 수정 2022-01-10 18:05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4인. 왼쪽부터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 사진 = 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출되면서 야권 주자들은 일제히 자신이 이재명을 상대할 적임자라며 대장동 의혹을 바탕으로 '이재명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원희룡 "이재명, 옥살이하며 대선 치를 셈인가"


온라인 상에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별칭이 회자되며 '화천대유 전문가'를 자임하는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부동산 의혹만 터지면 이재명 후보의 이름이 나온다"며 비판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2일 원 후보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사업성 등을 이유로 경기 평택 현덕지구 사업을 반대했었으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의지로 강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정국을 뜨겁게 달군 '대장동 의혹' 외에도 이 후보가 또다른 부동산 비리 의혹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입니다.

이어 "컨소시엄 지분을 보유한 업체 대표이사가 이재명 후보의 팬클럽인 ‘OK이재명의 대표 발기인 출신이라고 한다"며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이재명 후보라는 연결고리를 가진 닮은 꼴로 평가받는 이유"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성남부터 경기도까지 '부동산 도적 소굴'로 만들고 무슨 면목으로 대선에 출마했는지 모르겠다"며 "이 후보의 옥중 대선 출마를 국민께서 보게 되시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원 후보의 '원팀캠프' 박용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비리설계자' 이재명을 물리칠 적임자는 '깨끗한 손' 원희룡"이라며 "원희룡이 제주지사로 취임한 첫해인 2014년 제주도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하위등급인 16위 상태였으나 2016년에 12위 그리고 2017년 4위로 올라서더니 급기야 2020년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고순위의 청렴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부정청탁자는 지위고하, 친소관계를 불문하고 예외없이 탈락시켰다. 원희룡 지사의 6촌마저 탈락한 사례는 유명한 일화"라며 "현란한 구호와 그럴듯한 말로써 부정부패 척결을 외치는 정치인은 많지만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준 정치인은 드물다"고 원 후보를 치켜세웠습니다.

윤석열 "김만배 '그분'…이재명 가리키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김만배의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발언, 여기서 '그분'은 과연 누구일까"라며 "대장동 게이트와 민주당의 '내부자들'은 모두 '그분'으로 이재명 지사를 가리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가 '그분'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여당의 대선 후보를 추측하도록 암시를 해 검찰과 여권 핵심부를 압박하면서도, 실명은 말하지 않아 보호막을 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민주당의 지지자들도 '그분'이 누구인지 안다. 3차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표심은 결국 민주당 지지자들조차 대장동 게이트가 이재명 게이트라는 사실을 알고 걱정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유동규)의 윗선인 이재명 지사가 본인이 대장동 개발을 설계했다고 말한 적이 있지 않나"라며 "이런 상황인데도 이재명 지사는 적반하장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국민을 미개인 취급하며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키려 괴벨스식 선동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지사는 본인이 '그분'임을 고백하고, 당당하게 특검 수사를 자청,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6일에도 "대통령은 국민의 재산을 지키는 사람"이라며 "대장동 게이트의 본질은 공권력에 의한 국민 재산 약탈"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어 "의혹의 핵심 당사자는 이리저리 말을 바꾸고, 아랫사람 관리 책임으로 꼬리를 자르고, 때로는 적반하장식 반격과 황당한 궤변으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문제의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26년 검사 생활 동안 수많은 비리 사건을 수사해왔던 저는 이번 사건이 과거 어떤 대형 비리 사건보다도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국민 재산 약탈의 당사자가 대한민국 지방정부의 수장을 거쳐 이제 집권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이 후보를 직격했습니다.

유승민 "이재명 지사직 유지, 대장동 은폐 위함"


다소 점잖은 이미지의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대장동 국면에서 만큼은 연일 이 지사에 대해 날선 발언을 내놓으며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1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직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한다. 국정감사를 받고 대장동 비리 사건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실상은 다른 데에 있다"며 "그것은 대장동 비리의 실체를 은폐하고 축소시키기 위함"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유 후보는 "대장동 비리 사건의 진실을 밝힐 모든 자료가 성남시와 경기도에 있다"며 "검찰은 아직도 단 한 번도 이재명 지사를 조사한 적이 없고 이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직 유지 배경은 "다가올 수사를 방어하고 각종 자료 유출을 막기 위함"이라며 "거기에 국민 혈세로 도지사직 유지하면서 편하게 선거운동 하는 것은 덤"이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1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3차 선거인단 득표율이 28.3%로 이낙연 후보의 62.37%에 비해 큰 차이가 난 데 대해 "이재명 후보가 뭐라고 감언이설을 쏟아내도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민심의 판단은 이미 끝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민주당 지도부가 비리 의혹과 구설에 시달리는 후보, 민심이 거부한 후보를 끝까지 안고 갈지는 그들의 선택이지만, 국민의힘과 같은 경선 방식이었다면 이재명은 이미 아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0일에는 "이재명이 가장 두려워 하는 후보, 유승민이 이재명을 확실하게 이긴다"며 "판단 기준은 단 하나, 누가 이재명을 꺾을 것인가? 오직 유승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2파전 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선 경쟁력에서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홍준표 "야당은 깨끗한 후보 나서야"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역시 이 지사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지만, 다른 후보들과는 다소 결이 다른 모습입니다.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28%, 이낙연 후보가 63%를 득표한 것은 비리 후보로는 안 된다는 민주당 선거인단들의 심판"이라면서도 "야당도 마찬가지. 결국은 온갖 가족 비리와 본인 비리에 휩싸인 후보로는 본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발사주' 의혹과 부인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비리 의혹을 비판하면서 이 후보는 물론 당내 유력 대선후보인 윤 후보를 동시에 견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8일에는 "비리후보를 상대하려면 비리가 없는 깨끗한 후보가 나서야 한다"며 "대장동 비리로 국민적 비난의 대상인 후보를 상대하는데 온갖 가족 비리, 본인 비리로 얼룩진 후보를 내세워서야 정권교체가 되겠나"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 2인에 비해 홍 후보 자신은 비리가 없다고 내세우면서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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