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재치있다"·"토론 잘해"·"부럽다"…갑자기 원희룡 극찬한 윤석열, 왜?
입력 2021-10-12 14:12  | 수정 2021-10-12 14:14
국민의힘 대권 주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유튜브 채널에 직접 출연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의혹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유튜브 캡처
당내 소수주자 끌어안기?
본경선 막판에 단일화 염두?
홍준표·유승민에 대항할 우군?

민주당 20대 대선 후보로 뽑힌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저격수'를 자처하며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은 국민의힘 대권 주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에 대해 같은 당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극찬을 쏟아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오늘(12일) 페이스북에서 '원희룡 후보는 어떻게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가 되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당내 경쟁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윤 전 총장은 "어제 광주에서 열린 토론회 보셨냐. 원희룡 후보, 참 토론 잘하더라. 특히 원 후보가 어제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이길 대책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을 하셨는데, 100% 동감이다"라며 "그래서 안 그래도 찾아보려고 마음먹고 있던 원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 동영상을 봤다"고 운을 뗐습니다.

앞서 원 전 지사는 '화천대유 특강'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정리하는 등 '화천대유 1타 강사'라를 별명을 얻은 바 있습니다. 원희룡 캠프 신보라 수석대변인은 전날(11일) 논평에서 "이재명식 사악한 정치는 퇴출대상"이라며 "원희룡 후보는 팩트 중심 대장동 분석으로 이재명 후보를 압도할 수 있음을 보여드린 바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 SNS, 연합뉴스


이어 윤 전 총장은 "보통 이런 사건이 한번 터지면, 수 많은 뉴스들이 쏟아지기 마련이고, 그 많은 뉴스를 따라가다 보면 사건의 실체와 본질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원 후보께서 참 쉽고 재치 있게 설명해주셔서 좋았다"며 "아마도 여러분 누구든 보시면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서 확실히 이해하시게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원 후보의 그런 능력이 부럽기까지 하더라"고 원 후보를 연신 치켜세웠습니다.

아울러 원 후보의 가진 '그런 능력'에 대한 이유로 "원 후보는 국회의원을 세 번 하셨고, 제주 지사를 두 번 역임하셨다. 아마도 그런 공직 경험이 큰 도움이 됐던 게 아닌가 한다"며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덧붙여 "무엇보다도 두 번의 도지사직 수행 과정에서 각종 개발 사업을 직접 경험하신 것이 큰 도움이 되었겠다"고도 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특히 원 후보는 이런 사업을 하면서 비리 의혹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러한 경험과 공직자로서의 청렴한 자세가 대장동 게이트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보게 한 근원인 것 같다"며 "원 후보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전했습니다.

또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원희룡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 영상을 소개한다"며 링크를 첨부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원희룡(왼쪽 사진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윤 전 총장이 돌연 원 전 지사를 극찬하자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을 향해 "홍준표 후보가 쫓아왔느니 뒤집었느니 하는 얘기들이 많으니 기세 싸움 의도가 있는 것인데, 이런 식의 수법을 써서 하는 게 맞는가 좀 안쓰러운 생각도 든다", "점술가가 어쩌니 손에 글자를 썼니 마니 이런 내용이나, 말꼬리 공방으로 간다든지 엉뚱한 방향으로 토론이 가고 그런 점에서 수준이 좀 떨어졌다" 등의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낸 바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당내 소수 주자 끌어안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윤 전 총장이 내달 5일 국민의힘 경선 후보를 뽑기 전 막판에 원 전 지사와의 후보 단일화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또 TV 토론회에서 매번 보듯,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자신을 향해 맹공을 펼치자 원 전 지사가 우군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아울러 '천공 스승'을 집요하게 캐묻는 유 전 의원을 향해 이제 해당 질문을 멈추고 이 지사를 이기기 위한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한편, 원 전 지사는 전날(11일) 광주에서 열린 본경선 첫 합동토론회에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면 가난에 대한 철학이 중요하다"며 "평생 살면서 진짜 가난한 사람과 생활을 같이해 본 경험이 있느냐"고 윤 전 총장을 저격한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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