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20∼30대) 내에서도 자산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 찬스'로 손쉽게 고가의 상가 건물을 소유하는 등 젊은 건물주도 늘어나고 있다.
11일 김회재 의원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1849만원이었다.
자산 하위 20%인 1분위의 평균 자산은 2473만원으로 전년대비 64만원(2.6%) 늘었다. 같은 기간 상위 20%인 5분위의 평균 자산은 8억7044만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031만원(8.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자산 5분위 배율은 2019년 33.2배에서 지난해 35.2배로 더 확대됐다. 5분위 배율은 자산 상위 20%의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배수가 커질수록 불평등도가 악화했다는 의미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가 30대보다 자산 격차가 더 컸다.
지난해 20대 가구 하위 20%의 평균 자산은 844만원, 상위 20%의 평균 자산은 3억2855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위 20%의 평균자산은 전년대비 115만원(-11.9%) 감소한 반면 상위 20%의 평균자산은 817만원(2.5%) 늘었다.
따라서 20대 가구의 자산 5분위 배율은 2019년 33.4배에서 지난해 38.9배로 악화했다. 지난해 30대 가구의 자산 5분위 배율 23.8배와 비교해도 크게 높은 수치다.
반대로 소득 격차는 20대가 30대보다 더 작았다.
지난해 20대 가구의 자산 분위별 소득을 분석한 결과 상위 20% 자산을 가진 가구의 평균 경상소득은 5262만원, 하위 20%의 평균 경상소득은 2145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20대의 소득 5분위 배율은 2.45배로, 30대 소득 5분위 배율인 3.05배보다 낮았다.
김회재 의원은 "20대 가구의 자산 격차가 소득 차이가 아닌 '부의 대물림' 때문이라는 것을 방증한다"고 해석했다.
실제 20대가 '부모 찬스' 등으로 건물을 취득하는 부의 대물림 현상은 부동산과 자본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젊은 나이임에도 고가 상가 빌딩 소유 등 '부모 찬스'를 이용해 부를 이룬 사례를 최근 다수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세청은 지난달 30일 나이나 소득을 고려할 때 자기 힘으로 자산을 취득했다고 볼 수 없는 30대 이하 446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부모의 도움으로 고가의 상가 빌딩을 편법 취득하거나 아버지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수억원을 빌려 사업자금으로 쓴 경우 등이다. 부모로부터 주식을 편법 증여받은 2세 영아도 있었다.
아울러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거래 현황(신고 일자 기준)에 따르면 올해 1~8월 아파트 증여 건수는 5만8298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집값 상승 기대와 양도 보다 낮은 증여세율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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