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NYT "'오징어 게임' 성공 요인? 한국 사회 불평등 녹여내서"
입력 2021-10-07 21:51  | 수정 2021-10-07 21:5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 사진=넷플릭스 제공
韓 부동산·저출산·일자리 문제 언급하며
"뿌리 깊은 불평등 활용한 문화 수출품"
"미국 등 다른 나라에도 친숙한 이야기"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등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징어 게임'의 성공 요인에 대해 뉴욕타임스(NYT)가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잘 녹여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6일 NYT는 "'오징어 게임'은 한국의 뿌리 깊은 불평등과 기회의 상실에 대한 절망감을 활용해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은 최신 한국 문화 수출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NYT는 '오징어 게임'이 2019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과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체는 "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으나 경제 발전 뒤 부의 불균형은 더욱 심해졌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NYT 캡처

이어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 위기는 한국의 경제를 망가뜨렸고, 모든 사람이 경쟁하게 만들었다"며 "한국은 국가별 소득불평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 개선율 순위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머무르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집권 기간 서울의 집값이 50% 이상 치솟은 점에 주목했습니다. NYT는 "내 집 마련 가능성이 정치적 화두가 될 정도"라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한국 청년은 일확천금에 눈을 돌리고, 흙수저들(dirty spoon)은 암호 화폐나 복권과 같이 빠르게 부자가 되는 방법에 집착한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도 "자녀 양육에 너무 많은 돈이 든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한국에서는 모든 부모가 자녀들을 최고의 학교에 보내고 싶어하는데, 그러려면 최고의 동네에서 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집을 살 충분한 돈을 모아야 하는데, 이런 목표 자체가 너무 비현실적이라 몇 년이 걸릴지 계산해 본 적도 없다"라고 고백한 한국 20대의 인터뷰를 인용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 사진=넷플릭스 제공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가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NYT는 "'오징어 게임'에 나타난 '성공하기 힘들어졌다'는 내용은 미국 등 다른 나라 국민에게도 친숙한 이야기"라며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도 최근 빈부 격차가 커지고 집값이 감당할 수 없이 오르고 있기에 이러한 감정을 건드리면서 전 세계 관객을 확보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해당 기사는 신문의 온라인 판을 통해 발행됐으며 한국인 기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편,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인간 군상을 은유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해외에서는 작품 속 게임인 달고나 만들기, 딱지치기 등 우리나라 전통 놀이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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