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실확인] 코로나19가 남녀 고용 성별 격차 더 키웠다?
입력 2021-10-03 19:20  | 수정 2021-10-04 17:29
【 앵커멘트 】
코로나19로 실업, 휴직 어려움 겪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여성들이 더 큰 타격을 입다보니 남녀 고용 격차가 더 커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사실확인에서 따져봤습니다.


【 기자 】
코로나 이후 남성과 여성의 고용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지난해 2월 이후 자료를 살펴봤습니다.

남성 취업자 수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최대 2.4% 감소에 그친 반면, 여성은 최대 5.4%까지 감소했습니다.

방역 강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외국계 투자은행이 한국의 방역상황을 토대로 만든 봉쇄지수와 취업자수 배율을 활용해서 알아봤습니다.

남성 취업자수를 여성 취업자수로 나눈 '취업자수 배율'은 남성 취업자가 상대적으로 많을수록 높아지는데요.


방역 대책의 강도가 높아지는 시기에 남녀 취업자 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업이 많이 발생한 곳은 숙박 음식업 등 대면 서비스업인데, 남성보다는 여성의 고용 비중이 크다 보니 나타난 격차라는 분석입니다.

또 육아부담 증가로 기혼여성이 일자리를 그만둔 것 역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렇다면 실업 대책은 어떨까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코로나 이후 퇴직한 여성 가운데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5명 중 1명뿐입니다.

특히 여성 임시·일용직은 13.4%만 실업급여를 받았습니다.

물론 실업 대책이 처음부터 남성 위주로 짜여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받을 수 있는데, 여성의 저조한 가입률이 실업급여 수혜율을 낮췄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왜 여성의 가입률이 낮은지 노동시장의 구조를 살펴보면,

남성이 상대적으로 고용보험을 포함한 사회안전망이 두터운 일자리에 많이 종사하다보니 나온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종합해보면, 정부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로 고용시장에서 성별 격차가 커진 것은 대체로 사실로 판단됩니다.

정규직 중심의 실업대책, 여성에게 지워지는 가사와 육아 책임이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성별 격차도 줄일 수 있습니다.

사실확인 김보미입니다.

[spring@mbn.co.kr]

취재지원 : 김옥천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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