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뉴질랜드 방역 대책 놓고 논쟁..."북한 같다" 지적도
입력 2021-09-27 15:17  | 수정 2021-10-04 16:05
존 키 전 총리 "뉴질랜드 코로나 정책은 독선적인 은둔 왕국 만드려는 것"

뉴질랜드에서 코로나19 대응을 둘러싸고 때 아닌 '북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1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국민당 정부를 이끌었던 존 키 전 총리가 한 매체에 기고한 글이 논쟁의 화두가 됐습니다.

그는 글에서 저신다 아던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며 "어떤 이들은 북한처럼 살아가는 것을 좋아할지 모르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뉴질랜드인들의 외국 여행은 물론 외국인들의 뉴질랜드 입국도 허용해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덧붙여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접종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상품권을 주거나 술집 같은 데는 접종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정책을 펴야 한다며, 접종을 받아야만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지 공포로 통치하려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동당 정부는 이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크리스 힙킨스 코로나19 대응 장관은 '독선적인 은둔 왕국'이라는 키 전 총리의 발언은 뉴질랜드인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그가 제안한 내용은 정부가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검토하는 것들로 내년 초부터 국경을 다시 열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뉴질랜드인들은 초기에 강력하게 대응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나 파이필드 도미니언포스트 부장도 칼럼을 통해 "뉴질랜드는 북한이 아니다"며 키 전 총리의 북한 관련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와 파이낸셜타임스에서 일할 때 12차례나 북한을 방문한 바 있고 '위대한 후계자'라는 김정은에 관한 책을 쓰기도 했다며 북한은 지도자에 대한 비판도 없고, 야당도 없고, 언론의 자유도 없고, 이동의 자유도 없고, 먹을 것도 충분히 없는 곳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매체는 제1야당인 국민당이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참패하는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민당 정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키 전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으로 주목받는 아던 총리 정부를 겨냥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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