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깃집 환불 '갑질' 모녀, 알고 보니 목사이자 시인
입력 2021-09-26 16:58  | 수정 2021-09-26 17:13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모녀, 업주 측에 합의 시도 하지 않고 법무법인 선임

경기도 양주의 한 고깃집에서 업주 부부를 향해 일명 '갑질' 행패를 부려 피해를 입힌 모녀가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오늘(26일) 경찰에 따르면 양주경찰서는 공갈미수, 협박,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4개 혐의로 A씨 모녀를 의정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스1에 따르면, 업주 부부 측은"수사가 처음부터 다시 진행되길래 이유를 알아봤더니, 모녀 측이 '편파적 수사를 하는 것 같다'며 수사관 교체를 요청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모녀는 업주 측에 따로 합의를 시도하거나 연락하지 않았으며 법무법인을 선임해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갑질' 사건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지난 5월 26일 해당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불해달라고 협박하는 목사 황당하다"라는 글을 올리면서부터였습니다.

이 글에서 A씨는 "목사 모녀가 '코로나19 상황 속 옆 테이블에 다른 사람이 앉아 불쾌했으니, 고깃값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으며,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항의하다 나가는 모습이 매장 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들은 식당으로 전화를 걸어 "이 식당은 방역수칙을 위반했다. 신고하면 벌금 300만 원"이라면서 "돈 내놔", "가만두지 않을 거다", "난 10만 원 내면 되니까 너희 업소는 300만 원 내고 끝내라", "너희 같이 가난한 XX들을 협박하면 대체 얼마줄 건데" 등의 협박성 및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식당 주인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녹취록 및 문자 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알려졌습니다

같이 왔던 딸도 전화를 걸어 "리뷰를 써야겠다. 영수증을 안 받아왔으니 (리뷰를 남기기 위해) 영수증을 재출력해 그 이미지를 보내달라"면서 "먹고 토할 뻔했다. 속이 부글부글한다. 그리고 계산할 때 마스크도 안 쓰셨더라. 폐쇄회로CCTV 카메라 확인해보면 나올 거다. 양주시 보건소에 신고하겠다. 주말에 (가게) 한번 엎어볼까"라며 환불 요청을 재차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모녀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가게 안에는 모든 테이블에 가림막을 설치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당시 시 관계자는 "해당 식당은 칸막이를 모두 설치했고, 업주가 계산할 때 카운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식당 측과 나눈 문자 대화에서도 "너희같이 가난한 xx들을 협박하면 대체 얼마 줄 건데?", "장난질 그만해, 쳐먹고 살려면", "다시 문자질해라. 싸움의 끝은 항상 비극이란 걸 명심해"라며 폭언을 이어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A씨는 "아내는 사건 뒤 이틀 동안 잠도 못 자고 손발이 너무 떨려 정신과에 가서 약까지 처방받았다"면서 "전화번호를 저장해 알아본 결과 항의한 손님은 현재 문학작가이자 간호조무사이자 목사였다. 목사라는 사람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 줄 상상도 못 했다"라는 심경을 전했습니다.

해당 고깃집은 갑질을 당했다고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응원이 쏟아졌습니다.

이에 고깃집 운영하는 부부는 후원된 돈 70만원과 함께 자신들이 300만원을 보태 지난 6월 양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370만1000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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