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KBS 작가 점수 입력 실수...'더 유닛' 참가자 운명 바뀌어
입력 2021-09-24 17:08  | 수정 2021-10-01 18:05
오디션 프로그램 '더 유닛' 최종 선발 남자 멤버들 / 사진 = KBS 제공
KBS 정기 감사 결과 '점수 뒤바꿔 입력'
최종 선발돼야 했을 3명이 최종 탈락해

KBS 정기 감사 결과,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더 유닛'의 최종 순위가 점수 오류로 인해 뒤바뀌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오늘(24일) KBS 정기감사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보고서에는 오디션 프로그램 '더 유닛'의 최종 결과가 온라인 점수 오류로 뒤바뀐 사실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2018년 2월 사이 KBS에서 방영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며, 이미 데뷔를 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한 아이돌 가수들을 오디션으로 다시 발굴해 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2월 10일 최종회가 방영됐고, 이 당시 총 126명의 참가자 가운데 남녀 각각 9명씩 나눠 18명이 최종 선발됐습니다. 하지만 이 때의 결과가 담당 프리랜서 작가의 실수로 산출된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더 유닛' 최종 선발 여자 멤버들 / 사진 = KBS 제공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담당 프리랜서 작가가 사전 온라인 투표 점수를 직접 수작업으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각 참가자의 점수를 서로 뒤바꿔 입력했습니다. 그 결과 남성 참가자 18명 가운데 15명, 여성 참가자 18명 가운데 13명의 온라인 투표 점수가 실제와 다르게 입력됐으며, 이 때문에 최종 선발돼야 했을 3명이 탈락하고, 다른 참가자 3명이 최종 선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전 온라인 투표 점수가 정확하게 반영이 됐다면 탈락해 최종적으로 선발되지 못했을 3명이 최종 선발됐고, 반대로 최종 선발되었어야 할 3명이 최종 탈락하게 된 겁니다.

KBS '더 유닛' / 사진 = 더 유닛 트위터 캡처


감사원은 "KBS는 생방송 제작·방영 과정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로 실제와 다른 최종순위가 방영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생방송 방영 이후 내부적으로 생산한 문서 간에도 참가자별 사전 온라인 점수의 일치 여부를 제대로 검토·확인하지 않음으로써 사전 온라인 점수가 실제와 다르게 입력·반영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도 일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방영하면서 사전 온라인 투표 집계 업무 등 중요 업무를 프리랜서 보조작가에게 맡기고 관리·감독을 소홀했다"며 "시청자 투표 결과가 실제와 다르게 반영돼 참가자의 선발 순위 등이 뒤바뀌었고, 공영 방송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KBS 측은 "최종회 제작·방영 당시 총파업 등으로 10명의 내부 프로듀서 중 3명만 참여하게 되는 등 업무 부담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에 의한 것이며, 특정 참가자에게 선발되기 유리하도록 하는 등의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감사원에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한편, KBS는 감사원으로부터 연차수당이 과다지급되거나 직급별 편차가 발생하는 사례에 대한 지적을 받았으며, 적자예산을 편성하면 여론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객관적 근거 없이 방송광고 수입 등 수입예산을 과다하게 산정하고 편성했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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