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필리핀 복싱영웅 파퀴아오, 대선 출마 공식 선언
입력 2021-09-20 09:23  | 수정 2021-09-27 10:05
매니 파퀴아오/사진=AP통신
PDP-라반당 전당대회서 후보 지명 수락
두테르테, 부통령 후보로 대선 출마


필리핀의 복싱영웅이자 상원 의원직을 지내고 있는 매니 파퀴아오가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AP통신 등은 현지시간으로 19일, 파퀴아오가 자신의 소속당인 PDP-라반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파퀴아오는 필리핀 시민들이 기다리던 정권 교체를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파퀴아오는 올해 42세로, 연설에서 "나는 투사다. 나는 링 안팎에서 늘 전사로 남을 것이다"라며 "나는 평생 어떤 싸움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신이 정한 일이라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청렴과 투명성이 있는 정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변화의 약속에 진저리가 났다"고 강하게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편 이달 초 알폰소 쿠시 에너지부 장관을 필두로 하는 여당 내 두테르테 계파는 두테르테의 오랜 측근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지명한 바 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습니다. 6년 단임제로 인한 결과로 보입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두테르테의 냉소적인 책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고 의원은 "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에 필적하는 무게를 지난 사람을 찾아야 한다"며 후보 지명을 거부했고, 두테르테의 딸 사라 다바오 시장이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사라 시장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왔습니다.



파퀴아오 의원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금까지 우호적인 관계로 지냈지만 최근 둘 사이가 갈라졌습니다.

지난 6월, 파퀴아오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두테르테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또 코로나19 지원자금이 100억 페소(2억 달러) 이상인 점을 꼽으며 부패 의혹도 제기하면서 두테르테와의 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됐습니다.

양측의 갈등은 곧 집권당 내 주도권 싸움으로 이어졌습니다. 두테르테 계파는 7월 표결을 통해 파퀴아오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했지만, 파퀴아오 계파는 이를 거부하는 등 둘을 둘러싼 분위기가 팽팽합니다.

파퀴아오는 대통령 후보 자격미달이라는 비판에 대해 자신은 복서로서 스스로를 혹독하게 단련해왔기 때문에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빈곤과 부패에 대해서도 더 잘 싸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정부패를 저지른 정치인들을 향해서는 "조만간 함께 감옥행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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