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과거의 성공 빙정식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이하 블소2)'의 흥행 실패로 주주는 물론 이용자들이 확률형 아이템 위주 비즈니스 모델(BM)을 비판하며 주가 하락이 이어진 뒤 설립자이자 대표인 김 대표가 처음으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는 추석 연휴를 앞둔 17일 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처럼 안부를 묻기가 조심스럽다"고 입을 뗀 김 대표는 "엔씨가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며 이 상황에 대한 사우 여러분들의 걱정과 제안을 계속해서 보고, 듣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으로 국내 게임 시장 매출 1위를 장기간 지켜왔고 주식 시장에서도 한 때 100만원을 내다보며 게임 업계 대장주로 불렸지만 최근 매출 1위를 내준 것은 물론 주가도 60만원 밑으로 떨어져 이 날 58만원대로 시장을 마친 상태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 대해 김 대표는 "CEO로서 현재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엔씨를 비판하는 모든 분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들리지 않는 소리까지 공감하는 자세로 듣고 또 듣겠다"고 그동안의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사업기조 변화를 암시하는 대목도 있었다. "이번 일을 채찍삼아 더 성장한 NC를 만드는 것 역시 저의 책무"라고 못 박은 김 대표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이미 지난 이야기이고 그동안 당연히 여겨왔던 방식과 과정에 의문을 품겠다"고 말했다. '리니지' 스타일의 과금 방식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으로 풀이가 가능한 대목이다.
구체적인 방식이 아직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김 대표는 직원들의 '직언'을 통해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우분들께 부탁드린다. 현재의 엔씨를 성찰하고 별화할 엔씨를 향해 제언해 달라. 당장은 낯설고 불편해도 바꿀 건 바꾸겠다"며 "지난 24년 동안 엔씨소프트는 위기를 위기로 끝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국 게임업계의 맏형격인 인물이자 엔씨소프트의 수장으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김 대표가 이처럼 변화를 선언한 만큼 어떤 변화가 이뤄질지 업계의 시선이 모일 전망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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