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숭이도 '죽음' 개념 알까…죽은 새끼 몇 달 동안 품기도
입력 2021-09-15 14:10  | 수정 2021-09-15 14:21
UCL 연구진은 일부 어미 원숭이가 새끼가 죽으면 슬픔에 새끼를 몇 달 동안 품고 다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사진=게티이미지
英 연구진 "영장류는 죽음에 대해 웬만큼 인지하고 있다"
젊은 어미일 수록·새끼 어릴 수록 더 오래 품고 다녀

일부 어미 원숭이가 새끼가 죽으면 슬퍼하며 몇 달 동안 품고 다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은 영장류 50여 종의 어미들이 자기 새끼의 죽음에 반응한 모습을 담은 연구 자료 409건을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어미가 죽은 새끼를 품고 다니는 행동은 유인원(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 등)은 물론 구대륙 원숭이(긴꼬리원숭이과의 원숭이) 사이 80%의 종에서 목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영장류가 죽음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여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 결과는 어미 영장류는 죽음에 대해 웬만큼 인지하고 있거나 적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연구 분석에 따르면, 영장류가 죽은 새끼 사체를 품고 다니는 행동의 여부는 종에 따라 정해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진화적으로 오래전 분기한 여우원숭이와 같은 영장류는 죽은 새끼를 품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주검이 있는 곳으로 자주 오가거나 새끼를 부를 때 내던 소리를 계속해서 내는 것과 같이 다른 방법으로 슬픔을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또 젊은 어미일수록 죽은 새끼를 품고 다닐 가능성이 크고 이런 행동은 사고와 같은 외상적 사인보다 질병과 같은 비외상적 사인일 때 더 흔히 나타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끝으로 어미가 죽은 새끼를 안고 다니는 기간은 어미와 새끼의 유대감 수준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어미는 새끼가 더 어렸을 때 죽으면 더욱더 오래 품고 다니지만, 이런 행동은 젖을 떼는 시기의 절반 정도에 이르자 급격히 줄었습니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인류학자 알레시아 카터 박사는 우리 연구는 영장류가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죽음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우리가 어쩌면 영원히 알 수 없는 점은 영장류가 죽음은 자신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 다가오는 보편적인 것임을 이해하고 있는지”라고 말했습니다. 카터 박사는 또 우리 연구 결과는 영장류와 포유류에게 모성의 유대가 얼마나 강하고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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