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키니 입은 학생들 꾸짖은 美 남성…직장서 해고
입력 2021-09-14 15:29  | 수정 2021-09-14 16:36
비키니 소녀들 꾸짖은 혐의로 해고된 로건 도른 / 사진=더피드
일광욕 즐기는 학생들에 다가가 "아이들한테 포르노 보여주지 마"
"공공장소에서 비키니는 좀" VS "무슨 상관이냐" 온라인 갑론을박
전 직장 "우리 회사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기업" 즉각 해고 처리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소녀들에게 꾸지람을 한 미국 남성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9일 뉴스위크 등 현지매체는 비키니 소녀들을 ‘외설물(pornography)에 비유해 구설에 오른 남성 로건 도른이 직장에서 해고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미국 콜로라도주 건설사 ‘마이티 핸드 컨스트럭션는 물의를 일으킨 도른을 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건설사 측은 직원 로건 도른이 지난 주말 한 무리의 사람들을 괴롭힌 혐의로 고발되었다는 정보가 퍼졌고, 면밀한 조사 후 그를 즉각 해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우리 건설사는 관련 영상에 포착된 그의 행동을 묵인하지 않기로 했다. 그의 행동은 회사의 가치를 반영하지도 않는다. 마이티 핸드 컨스트럭션은 모든 사람을 수용하고 존중하는 사업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치에 반하는 직원의 행동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이들한테 포르노 보여주지 마"

도른은 이달 초 콜로라도주 포트 콜린스의 한 해변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던 소녀들을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해당 사실은 8일 피해 소녀들이 관련 동영상과 도른의 신상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며 알려졌습니다.

소녀들 10명에게 다가간 도른은 옷을 왜 그렇게 입고 있느냐. 그냥 속옷”이라고 나무랐습니다. 어린아이들 눈도 좀 고려하라. 애들이 바로 눈앞에서 외설물을 볼 필요는 없다. 당신들은 그저 관능미를 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책했습니다.

소녀들이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라. 제발 저리 가라. 쳐다보지 말라”고 항의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주위를 둘러봐라. 너희들만 눈에 띈다”고 꾸중을 이어갔습니다.

도른은 이대로 가면 우리 사회는 도덕성을 잃고 무너질 것”이라며 신과 대면할 날이 올 것”이라고 훈계했습니다. 한참 설교를 늘어놓던 그는 일행인 여성이 등을 떠민 후에야 자리를 떠났습니다. 일행 여성 역시 몇 마디 훈계를 늘어놓다 사라졌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비키니는 좀" VS "무슨 상관이냐"

로건 도른이 해고 당한 후 자신의 SNS에 해명 입장을 전하고 있다. 오른쪽은 로건이 꾸짖은 여학생들이다. / 사진=뉴스위크

관련 동영상은 700만 회 조회 수를 기록하며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공공 해변에서 다소 노출이 심한 비키니였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소녀들을 두둔하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공공 해변에 비슷한 비키니를 입은 다른 여성들도 있었지만 도른이 소녀들만 표적으로 삼았으며, 몸에 딱 붙는 수영복을 입은 남성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쏟아지는 공격에 도른은 다음날인 9일 자신의 SNS에 "나는 사과할 게 없으며 계속해서 진실과 정의, 순결을 위해 싸울 것"이라 말하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는 바를 전했습니다.

그러나 그 주장은 금방 엎어졌습니다. 불똥이 튀는 것을 우려한 회사에서 그를 해고한 지 나흘만이었습니다. 그는 13일 오후 돌연 모든 동영상을 삭제하고 새로운 동영상을 올리며 함부로 소녀들을 재단해 미안하다. 외설물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신을 대신하여 소녀들에 대한 신의 관심과 사랑을 전하고 싶었다”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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